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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민성기 기자] 홍콩 사회를 발칵 뒤집은 모델 겸 인플루언서 애비 초이(28) 토막 살인 사건의 전말이 드러났다.

현지 경찰은 전 남편이 초이의 재산을 노리고 살인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5일 더스탠더드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홍콩 경찰은 지난 2일 애비 초이의 전남편 퀑의 도피를 도운 41세 남성을 체포했다.

앞서 홍콩경찰은 지난 2월 24일 초이의 전 남편인 퀑의 아버지와 어머니, 형 등 3명을 초이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로 체포한 바 있다. 이어 지난 2월 25일엔 쾌속정을 타고 홍콩을 빠져나가려던 전 남편 퀑을 체포했다. 그는 당시 400만 홍콩달러(약 6억7000만 원) 상당의 금품을 보유하고 있었다.

경찰은 초이가 홍콩 외곽 타이포의 한 시골 주택에서 발견됐고, 그곳에서 전기톱과 고기 분쇄기, 망치, 인체 조직을 담은 냄비 두 개, 얼굴 가리개, 초이의 핸드백 등이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냉장고에서는 초이의 다리가 나왔다.

전 시댁 일원 모두가 초이에게 의지해 이러한 사건을 벌인 것을 두고 일부 홍콩 현지 언론들은 부잣집 가정에 가난한 가정이 서서히 잠입하는 2019년 개봉한 한국 영화 ‘기생충’에 비유해 보도하기도 했다. 그들은 초이의 전 시댁이 “영화 ‘기생충’에 나오는 가족 같이 초이에게 기생했다”고 전했다.

1994년생인 초이는 지난 2012년 18살의 나이로 전 남편과 결혼했다. 부유층 출신이었던 초이와는 달리 전남편 퀑의 집안은 빈곤했다. 퀑은 결혼 이후 일하지 않고 초이에게 전적으로 경제적으로 의지를 해왔다.

초이와 퀑은 3년 뒤인 2015년 성격 차이로 이혼했다. 하지만 두 아이 때문에 초이는 옛 시댁 식구들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초이는 2016년 홍콩의 유명 면요리 체인 창업자의 아들과 재혼해 두 명의 아이를 더 낳았다. 현 남편과는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다.

퀑은 초이와 이혼 후 순탄치 못한 인생을 살았다. 지인들에게 투자를 빌미로 귀금속을 팔다가 사기 혐의로 형을 사는 등 문제를 일으켜왔다.

퀑의 가족도 초이에게 기생하는 삶을 살았다. 퀑의 형은 지난 1월부터 초이의 운전기사로 일했고, 그의 어머니도 초이에게 용돈을 받으며 생활했다.

홍콩 경찰과 언론은 전 남편 일가가 돈을 노리고 초이를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홍콩 경찰은 120여명이 넘는 경찰력과 포크레인과 불도저 등 중장비를 총동원해 범죄현장과 시신을 유기한 곳으로 추정되는 곳들을 조사하고 있지만 아직 시신을 온전하게 수습하지 못한 상태다.

경찰은 “희생자와 그의 전 남편 가족이 큰 규모의 금전 문제로 다툼을 벌였던 것으로 보고 있다”며 “시신 일부가 발견된 주택은 최근에 임차됐으며 가구가 배치되지 않은 점을 볼 때 시신을 훼손하기 위한 목적으로 빌린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애비 초이는 최근 프랑스 패션잡지 로피시엘 인터넷판 표지를 장식하고, 지난달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명품쇼에 참석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패션계의 주목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