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KB부동산 보고서’

올해는 4.1% 하락 전망

반등 시기는 수도권이 더 빨라

가장 투자 유망한 부동산은 ‘재건축’

규제 완화로 사업 진행 빨라질 것

“집값 2024년 돼야 반등”…사업속도 빠른 재건축 유망[KB부동산 보고서]
서울 한 부동산중개사무소 앞을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연합]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올해 국내 주택가격이 4% 이상 하락하며, 내년 중에야 집값 반등이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그럼에도 유망 투자처는 존재했다. 규제 완화에 따라 사업 진행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는 재건축은 가장 유망한 투자 종목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전문가 90% 이상 “올해는 집값 떨어진다”…반등은 절반 이상 ‘2024년’

3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2022년 부동산시장 진단과 함께 올해 전망을 담은 ‘2023 KB부동산 보고서’를 발간했다. 연구소가 부동산시장 전문가 및 공인중개사, 자산관리전문가(PB) 등 770여명에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전문가 95% ▷공인중개사 96% ▷PB 92% 등 대부분이 올해 주택매매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가격 하락폭에 대해서는 전문가와 PB가 3~5%, 공인중개사가 5% 이상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주택가격 하락기에 부동산 시장 현장에서 체감하는 분위기가 더욱 심각하다는 점이 반영된 결과다. 보고서는 최근 거래 급감으로 체감 경기가 더욱 침체되겠지만, 일부 수요 회복으로 가격 하락을 지지할 것이라며 4.1%가량의 하락 예상치를 제시했다.

“집값 2024년 돼야 반등”…사업속도 빠른 재건축 유망[KB부동산 보고서]
KB경영연구소 ‘2023 KB부동산 보고서’ 일부 발췌.[KB금융그룹 제공]

수도권에 비해 비수도권의 가격 하락폭 예상치가 더욱 큰 것으로 나타났다. 공인중개사와 전문가 모두 5% 이상의 가격 하락을 예상했다. 가격 하락의 주된 요인으로는 금리 인상에 따른 금융 부담이 컸다. 다음으로는 경기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큰 비중을 차지했다. 수도권의 경우 여전히 높은 주택가격에 대한 부담도 존재했다.

전세가격 또한 올해 하락세 전망이 뚜렷했다. 공인중개사의 경우 5% 이상 가격 하락을 전망했다. 전세가격 하락 요인으로는 금리 상승 여파와 높은 전세가격 부담에 금융 부담이 가중되며 수요가 위축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집값 2024년 돼야 반등”…사업속도 빠른 재건축 유망[KB부동산 보고서]
KB경영연구소 ‘2023 KB부동산 보고서’ 일부 발췌.[KB금융그룹 제공]

향후 주택시장 반등 시기에 대해서는 대다수가 2024년을 예상했다. 공인중개사와 전문가의 5~60%가 내년 주택시장 반등 가능성을 점쳤으며, PB의 47%도 같은 예측을 내놨다. 다만 PB의 40%가량은 2025년에 이르러서야 반등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개업소를 대상으로 한 지역별 편차에서는 수도권의 반등 시기가 조금 더 빠를 것으로 예상됐다. 수도권의 경우 약 56%가 2024년 반등을 점쳤으며, 5개 광역시와 기타 지방의 경우 47~48%가 내년 중 반등을 예상했다. 2026년 이후 반등할 것으로 보는 의견은 소수에 그쳐, 늦어도 2025년에는 주택시장 회복을 예상하는 의견이 많았다. 전세시장 또한 내년 중 반등 가능성에 대한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전문가들, “재건축이 뜬다”…규제 완화 기대감 ‘솔솔’

이들 상당수는 재건축을 향후 가장 투자가 유망한 부동산으로 꼽았다. 전문가는 재건축(21%)과 아파트 분양(21%)을 동일하게 선정했다. 지난해 조사에서는 아파트 분양(27%)이 1순위였다. PB 또한 재건축(22%)을 가장 유망한 자산으로 꼽았으며, 신축 아파트(21%)와 아파트 분양(17%)이 뒤를 이었다.

“집값 2024년 돼야 반등”…사업속도 빠른 재건축 유망[KB부동산 보고서]
KB경영연구소 ‘2023 KB부동산 보고서’ 일부 발췌.[KB금융그룹 제공]

재건축의 호전망은 규제 완화로 사업 진행 속도가 과거에 비해 빨라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들어 기존 적정성 검토에서 유지보수(재건축 불가) 판정을 받았던 전국 25곳 가운데 14곳이 조건부 재건축 판정을 받았다. 그간 안전진단 규제가 강화되며 안전진단 통과 건수가 급감했지만, 규제 완화로 그동안 진행되지 못했던 재건축 사업의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지난 1월부터 안전진단 평가 항목 중 구조 안전성 비중이 50%에서 30%로 낮아졌다. 주거 환경과 건축 설비 노후 비중도 각각 15%와 25%에서 30%로 높아졌다. 재건축 사업의 문턱이 낮아진 것이다.

“집값 2024년 돼야 반등”…사업속도 빠른 재건축 유망[KB부동산 보고서]
KB경영연구소 ‘2023 KB부동산 보고서’ 일부 발췌.[KB금융그룹 제공]

보고서는 지난달 발표된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도 기대감을 더했다고 설명했다. 특별법 적용이 가능한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대상 지역이 선정될 경우 재건축 가능 기간이 10년가량 줄어든다. 아직 시행령 등 세부사항이 남았지만, 향후 진행 방향에 따라 시장의 최대 이슈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

또 2020년 이후 주택가격이 급등하는 기간에 재건축 아파트 가격 상승은 두드러지지 않았다. 최근의 가격 하락 속도도 비슷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는 다주택자 규제로 실거주가 불편하고 입주까지 장기간 소요되는 재건축 아파트의 선호도가 낮아지는 등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