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 전 60시간 방치된 2살 아들
母, 1년간 60번 외출…총 544시간 방치
장기간 방치돼 탈수·발육 부진·영양결핍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2살 아들을 사흘간 집에 혼자 두고 외박을 해 숨지게 한 20대 엄마가 아동학대살해 혐의로 결국 재판에 넘겨졌다. 이 엄마는 1년간 무려 60번이나 아들을 혼자 두고 상습적으로 집을 비운 것으로 나타났다. 방치된 시간은 무려 544시간으로, 발육부진과 탈수, 영양결핍 등이 사인으로 밝혀졌다.
인천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구미옥 부장검사)는 27일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살해와 아동복지법상 상습아동유기·방임 혐의로 A(24)씨를 구속 기소했다.
A씨는 지난 달 30일부터 지난 2일까지 사흘간 인천시 미추홀구 한 빌라에서 아들 B(2)군을 방에 혼자 두고 외박해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최근 1년 간 60차례나 아들을 혼자 집에 두고 상습적으로 집을 비웠다. 검찰은 이 기간 B군이 총 544시간 동안 혼자 방치됐다고 설명했다.
A씨는 아들만 혼자 둔 채 밤에 집을 나가서는 친구를 만나 술을 마시거나 PC방에서 게임을 했고, 다음 날 오전에 귀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아들이 사망하기 전에 외출했을 때는 지인 부부가 일하는 카센터 일을 도와주러 잠깐 나갔다가 올 생각이었다"며 "일이 많이 늦게 끝났고 술도 한잔하면서 귀가하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A씨는 지난해 여름께부터 남편과 별거한 뒤 별다른 직업 없이 간간이 택배 상하차 업무 등 아르바이트를 했다. 남편으로부터 1주일에 5만∼10만원 가량을 생활비로 받았으나 최근까지도 수도 요금과 도시가스 요금을 제때 내지 못했다.
B군은 2021년 3분기까지 'e아동행복지원사업'에 따른 위기아동 관리대상에 포함됐다. 그러나 A씨가 이사 후 전입신고를 하지 않은 탓에 같은 해 10월부터는 정부의 관리를 받지 못했다.
결국 그는 각종 예방접종과 영유아건강검진조차 제대로 못 받은 채 사각지대에 놓였다.
앞서 경찰은 A씨의 상습적인 방임 행위가 결국 B군 사망으로 이어졌다고 판단하고 그에게 아동학대살해죄를 적용했다. 통상 피의자가 피해자의 사망 가능성을 충분히 예상했고 사망해도 어쩔 수 없다는 인식이 있었을 경우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를 적용한다.
살인의 고의가 없을 때 적용하는 아동학대치사죄의 법정형은 무기징역이나 5년 이상의 징역형이지만 아동학대살해죄가 적용되면 사형·무기징역이나 7년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