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국회, 개회 일정부터 여야 협상 난항
‘李사법리스크’ 정국…‘쌍특검’ 등 곳곳 전운
“법안 뒷전 우려”…한편서 “협상 여지 충분”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대기업의 반도체 시설투자 세액공제율을 한시적으로 최대 25%까지 상향하는 조세특례제한법(조특법) 개정안이 결국 2월 임시국회를 넘지 못했다. 세계 시장 질서가 ‘자국 우선주의’로 빠르게 재편되면서 국내 반도체 업계를 중심으로 법안 처리 필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3월 국회 전망은 밝지 않다. ‘이재명 사법리스크’ 정국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곳곳에서 여야 간 극한 대립이 예상되고 있어서다.
28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조특법 개정안 관련 논의는 지난 1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에서 한 차례 이뤄진 뒤 진전이 없는 상태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2월 국회 중 추가 회의를 열어 소위 가결 만이라도 추진했으나 불발됐다. 민주당은 총 4조2600억원에 달하는 세원 감소를 문제 삼으며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지만, 추가 회의 개최에는 미온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조특법 개정안이 지난해 말 ‘K칩스법’의 일환으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지 약 한 달 만에 나온 정부안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K칩스법 논의 당시 국민의힘은 20%, 민주당은 10%의 대기업 세액공제율을 담은 안을 내놨는데, 당시 기획재정부는 이에 못미치는 정부안(8%)을 고수하며 통과를 설득했다. 문제는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를 통과한 정부안에 아쉬움을 표하며 추가 지원을 주문한 것이다. 기재부는 부랴부랴 대기업 세액공제율을 15%까지 올린 정부안을 이달 국회에 제출했는데, 민주당은 “대통령 한마디에 추가 개정안을 통과시키자는 것이냐”며 세부 검증을 예고했다.
국내 업계 상황은 좋지 않다. 반도체는 코로나19 사태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을 거치며 극심한 공급난을 겪었는데, 이를 계기로 경쟁국이 자국 우선주의 정책을 대거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반도체 공장을 지으면 25% 세액공제를 해주고 관련 시설 신설 등에 5년 동안 520억달러(약 64조3188억원)의 보조금을 지원하는 법안을 지난해 이미 통과시켰는데, 최근에는 중국에 공장을 둔 한국 기업을 대상으로 추가 규제 가능성을 거론하며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이에 우리 국회에서는 한국기업 보호·육성책을 논의하기 위한 국회의장 직속 첨단전략산업특별위가 최근 출범하기도 했다.
세계 시장이 긴박하게 돌아가면서 조특법 개정안의 처리 여부는 3월 임시국회에서도 이목을 끌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에서는 “3월 국회를 요구하는 민주당이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여야는 개회 일정부터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현재 민주당은 3월1일부터 국회를 열자는 입장인데, 이를 ‘이재명 방탄용’으로 보는 국민의힘은 6일을 주장하고 있다.
국회가 열려도 갈 길은 멀다. 전날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본회의에서 30표가 넘는 이탈표를 내며 부결된 것을 시작으로 이재명 사법리스크 정국이 본격화했기 때문이다. 정치권은 민주당이 국면 전환을 위해 대여·대정부 투쟁 기조를 강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은 이미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 및 곽상도 의원이 연루된 ‘50억 클럽 의혹’에 대한 특검을 당론으로 추진하기로 한 상태다. 국민의힘 차기 대표로 유력한 김기현 의원의 울산 토건비리 의혹에 대한 진상조사단도 꾸렸다. 갈등이 깊어지면 여야 원내지도부 입김이 작용하면서 정상적인 상임위 운영이 어려워질 수도 있는 상황인 셈이다. 한 기재위 관계자는 “당이 안정돼야 싸우더라도 논의를 하는데, 이슈가 있으면 아무래도 법안 논의는 뒷전이 되기 마련”이라고 우려했다.
다만 여야 정쟁이 국가전략산업의 미래를 발목 잡아선 안 된다는 비판 여론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방탄 국회’ 여론을 의식한 민주당이 오히려 법안 논의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도 나온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2월 국회에 비해 협의가 잘 될 가능성이 있다”며 “민주당도 앞서 (대기업 세액공제율) 10%를 주장했던 만큼 충분히 협상의 여지가 있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soho0902@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