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엔터 공개매수 임박설 커져

SM 주주 환원 확대·자사주 매입 시도

김성수 카카오 엔터테인먼트 대표 [카카오 제공]
김성수 카카오 엔터테인먼트 대표 [카카오 제공]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하이브의 공개매수 마감을 하루 앞두고 ‘SM 인수전’은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다. 9000억원의 ‘오일머니’를 실탄으로 장착한 카카오 엔터가 마침내 인수전에 전면으로 등판하는 모양새다. SM의 현 경영진과 손잡은 카카오 엔터테인먼트가 “필요한 모든 방안을 적극적으로 강구하겠다”며 처음으로 공개적인 입장을 밝혔다.

카카오엔터는 27일 오전 김성수 각자 대표 명의로 배포한 입장문을 통해 “카카오와 카카오엔터, SM 3사의 사업 협력 계약이 SM 기존 주주의 이익을 훼손한다는 하이브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자사에 유일한 방향으로 왜곡해 불필요한 혼란을 야기한 하이브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덧붙인 입장이 강경하다. 카카오엔터는 “파트너십 존속을 위협하고 3사의 중장기 성장 방향성을 근본적으로 침해하고 있는 현재의 상황을 지켜볼 수만은 없어 기존 전략의 전면적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며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카카오와 긴밀하게 협의해 필요한 모든 방안을 적극적으로 강구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카카오가 SM의 지분 9.05%를 확보한 뒤, SM의 경영권 분쟁에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카카오는 SM의 지분 확보는 경영권 목적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물론 업계의 소문은 달랐다. 카카오엔터가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국부 펀드와 싱가포르 투자청에서 받은 9000억원 규모의 실탄을 채우며, 투자업계에서 공개매수 ‘등판’ 소식이 무성했다. 그럼에도 카카오는 지난 24일까지도 SM 경영권 분쟁 개입에 깊이 관여할 의사가 없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상황은 공개매수 마감을 하루 앞두고 달라졌다. 업계에 따르면 SM은 하이브와 카카오 양측 모두에게 포기하기 어려운 ‘K팝 대장’이다. 익명을 요청한 한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엔터가 SM과 음반·음원 유통, 해외 진출 합작 법인, 웹툰 등 2차 IP(지식재산권) 제작 등 모든 사업 영역에 걸쳐 전략적 협력을 하기로 한 이상 카카오엔터의 입장에선 SM이 하이브보다 더 절실해졌다”고 봤다.

카카오가엔터가 자금력을 바탕으로 공개매수에 나설 경우 SM 인수전은 다시 안갯속에 돌입하게 된다. 이날 기준 SM엔터의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0.58% 하락한 주당 12만 300원에 마감했다. 하이브가 제시한 공개매수 단가보다는 높지만, 12만원에 근접한 수준이다. 카카오엔터가 이러한 상황에서 12만원을 웃도는 가격을 제시한다면 소액주주들은 카카오와 SM 현 경영진 연합으로 마음이 기울 공산이 크다.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

카카오엔터의 행보에 하이브에선 “‘SM과의 사업적 협력 대신 경영 참여를 하겠다는 선언’인지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카카오엔터가 적극적인 입장을 밝힌 상황에서, SM 현경영진도 주주환원책을 강화하며 하이브의 공개 매수 저지를 위한 총력전을 시작했다.

SM은 지난달 2022∼2024년간 별도 당기순이익의 최소 20%를 주주에게 환원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이날 이를 30% 이상으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이사회 결의를 통해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에게 지급하기로 돼있었나가 계약 종료로 아끼게 된 ‘프로듀싱 인세 추정 금액’인 635억원으로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겠다는 방침도 정했다. 635억원으로는 이날 종가 기준 지분 2%를 확보할 수 있다.

하이브도 강공을 이어가고 있다. SM이 자사주 매입 시도에 “기존 자사주 매입 규모의 10배에 가까운 것”이라며 “다시 한번 불법행위에 나서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러한 자본시장법 위반 및 업무상 배임 우려 행위가 이사회 의결을 통해 단행된 점에 대해 당사는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하이브는 SM의 자사주 매입은 “명백한 배임 행위”로 보고있다. 하이브 측은 “SM 감사 역시 이사회 승인을 방조했다면 법적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을 것”이라며 “금융기관이 이에 동조하지 않는다면 불법적 요소를 인지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했다.

SM은 “하이브가 증권사를 압박하면서 모든 주주의 이익을 위한 자사주 매입 신탁계약이 지연되고 있다”고 주장, “해당 계약체결기관(신한투자증권)과 계약을 진행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다만 635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과 소각은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sh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