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2023년 1월 주택 통계
1월 전국 거래량 2만건대로 감소
매매시장 거래절벽 심화, 미분양 늘고
인허가·착공·분양·준공 모두 대폭 감소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주택시장 관련 모든 지표가 역대급 침체를 가리키고 있다. 주택 거래량은 평년의 30% 수준으로 급감했고, 미분양은 7만5000채를 돌파했다. 침체된 시장에서 건설사는 인허가도, 착공도, 분양도 미루고 있다. 살 집이 필요한 사람은 좀 더 많이 전월세를 찾고 있어 전월세 거래만 늘어나는 상황이다.
국토교통부가 28일 발표한 ‘2023년 1월 주택 통계’에 따르면 전국 주택 매매 거래량(신고일 기준)은 2만5761건으로 전월(2만8603건) 대비 9.9%, 작년 1월(4만1709건) 대비 38.2% 각각 줄었다. 1월 주택거래량은 봄 이사철을 대비해 늘어나는 게 일반적이지만 올해 분위기는 많이 다르다. 2020년 1월(10만1000건)이나 2021년 1월(9만1000건)과만 비교해도 역대급 침체를 보이고 있다.
거래량 감소 추세는 지역을 구분하지 않는다. 1월 수도권 주택 거래량은 1만299건으로 전월 대비 7.4%, 전년 동월 대비 36.5% 각각 감소했다. 지방은 1만5462건으로 전월 대비 11.5%, 전년 동월 대비 39.4% 각각 축소됐다. 5년 평균 1월 거래량 대비로는 수도권은 71.2% 감소했고, 지방은 56%나 줄었다.
주택 유형별로 인기 높은 아파트 거래량은 1만7841건으로 전월 대비 2.1%, 전년 동월 대비 27.1% 각각 줄었다. 아파트 외(7920건) 거래 감소세는 더 심각한데, 전월 대비 23.7%, 전년 동월 대비 54.1% 각각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매매시장에서 거래량이 쪼그라드니, 분양시장 상황도 심각하다.
1월말 기준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총 7만5359가구로 전월(6만8148가구) 대비 10.6%(7211호)나 급증했다. 전국 미분양 주택은 지난해 4월 2만7180가구를 저점으로 계속 늘어났다. 그해 7월 3만12834가구, 9월 4만1604가구, 11월 5만8027가구 등으로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지역별로 수도권이 1만2257가구로 전월(1만1076가구) 대비 10.7%(1181가구) 급증했고, 지방도 6만3102가구로 전월(5만7072가구) 대비 10.6%(6030가구) 늘어났다.
국토부 관계자는 “1월 미분양은 작년 4분기 전국적으로 분양 물량이 9만9000여가구로 늘면서 생긴 것이 이번에 신고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아직 주택시장의 악성 미분양이라고 하는 준공후 미분양 물량은 별로 늘어나지 않고 있다. 지난달 전국 준공후 미분양은 7546가구로 전월(7518가구) 대비 0.4%(28가구) 증가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매매 및 분양시장 침체가 동시에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는 데 따라 건설사들은 주택 인허가는 물론, 주택 착공이나 분양도 줄이고 있다. 지금 인허가를 받아 주택 공급량을 늘려 봤자 미분양이 대거 늘어날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1월 주택 인허가실적은 전국 2만1425가구로 전년 동기(3만9614가구) 대비 45.9% 감소했다.
지역별로 수도권은 5259가구로 전년 동기 대비 65.3%나 줄었고, 지방은 1만6166가구로 전년 동기 대비 33.9% 감소했다.
유형별로 전국 아파트는 1만8549가구로 전년 동기 대비 44.7% 감소했으며, 아파트 외 주택은 2876가구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52.8%나 줄었다.
인허가 물량이 줄어드는 추세니, 착공도 감소세다. 1월 주택 착공실적은 전국 1만5612가구로 전년 동기(1만8848가구) 대비 17.2% 축소됐다. 지역별로 수도권은 9980가구로 전년 동기 대비 2.9%나 감소했고, 지방은 5632호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34.3%나 작아졌다.
주택 유형별로 아파트 착공이 1만3518가구로 전년 동기 대비 0.1% 증가했으며, 아파트 외 주택은 2094호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60.8% 감소했다.
분양 및 입주 실적도 감소세다. 국토부가 공동주택 대상(주택법상 입주자모집 승인 대상) 1월 공동주택 분양실적을 조사한 결과, 전국 기준 1852가구에 불과해 전년 동기(1만9847가구)와 비교해 90.7%나 쪼그라들었다. 건설사들이 사실상 분양에 손을 놓고 있다는 의미다. 지역별로 수도권은 1027호로 전년 동기 대비 92.2% 줄고, 지방은 825가구로 전년 동기 대비 87.8%나 감소했다.
일반분양이나 임대주택 모두 분양 물량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반분양은 1728가구, 임대주택은 16가구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9.5%, 99.0% 줄었다.
주택 인허가와 착공을 미루니 주택 준공 실적도 늘어날 리 없다. 1월 주택 준공실적은 전국 1만6141가구로 전년 동기(2만1308가구) 대비 24.2% 감소했다. 지역별로 수도권은 7012가구, 지방은 9129가구로 전년 동기 대비 47.4%, 14.3% 각각 줄었다.
유형별로 전국 아파트 준공실적은 1만1347가구, 아파트외 주택은 4794호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15.0%, 39.8% 각각 축소됐다. 아파트 준공물량이 줄어들면 주택 매매시장에 유동물량이 감소해 전셋값과 집값을 자극할 수 있다.
그러니 전월세 거래만 늘고 있다. 국토부가 임대차 신고제 자료와 확정일자 신고 자료를 합산한 1월 전월세 거래량(신고일 기준)을 조사한 결과 총 21만4798건으로 전월(21만1533건) 대비 1.5% 증가했다. 전년 동월(20만4497건)과 비교하면 5.0%나 늘어난 것이다.
임차유형별로 전세 거래량(9만7577건)은 전월 대비 1.1% 증가했으나, 전년 동월과 비교해선 12.3% 감소했다. 월세 거래량(11만7221건, 보증부월세·반전세 등 포함)은 전월 대비 1.9%, 전년 동월 대비로는 25.8%나 급증했다. 고금리 상황에서 전세의 월세화가 계속 진행되고 있다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