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산업이 향후 10년 내 약 30조달러 시장으로 성장할 것”이라면서 미국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9월 ‘국가 생명공학·바이오제조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중국도 ‘중국몽’ 실현의 핵심 동력 중 하나를 바이오경제라고 인식하고 지난해 5월 국가 차원에서는 최초로 바이오경제 5개년 계획을 수립했다.
이러한 각국 바이오 전략의 중심에는 최근 시장이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세포·유전자치료제와 같은 첨단바이오의약품이 있다. 우리 정부도 12대 국가전략기술의 하나로 첨단바이오를 선정하고 연구·개발 투자 등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는 점은 매우 시의적절하다고 할 수 있다.
기존 치료법이 증상 완화나 질병 진행을 억제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데에 비해 유전자 치료, 세포 치료와 같은 새로운 혁신 기술은 질병의 근본 원인을 없애는 것을 목표로 한다. 환자 치료도 희귀 유전질환을 중심으로 환자 개인의 유전적 특성에 맞는 맞춤형 치료로 바뀌고 있다. 즉 다수의 환자군을 대상으로 하는 기존의 블록버스터(blockbuster) 신약 개발에서 일종의 ‘니치버스터(nichebuster)’형 모델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신약 개발은 바이오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갖는 꿈이다. 그러나 10년이 넘는 기간에 천문학적인 비용이 소요되고 성공률도 매우 낮아 쉽게 달려들 수 있는 분야가 아니다. 또한 신약개발은 타깃 발굴 등 기초연구부터 전임상 안전성 및 유효성 검증, 임상시험에 이르는 긴 개발 단계와 단계별 주체가 달라 전형적인 협업의 과정이자 결과다. 게다가 최근 인공지능, 수학, 물리, IT 등 다양한 분야가 융합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이 국가적 역량을 결집하고 체계적인 준비를 할 필요가 있다.
첫째, 첨단바이오의약품 개발에 필수적인 공통 기반 기술로 무장한 첨단바이오 제조 인프라의 구축이다. 첨단바이오의약품은 다양한 환자군을 대상으로 하는 맞춤형 생산이 적합한 경우가 많다. 혁신적인 기초연구 성과를 가진 연구자 누구라도 손쉽게 접근하고 빠르게 검증할 수 있는 의약품 생산시설과 관련 생산 공정 확립이 필요하다.
둘째, 기초연구 성과를 첨단바이오의약품 상용화로 연결할 수 있는 중개연구 전문인력의 양성이다. 신약 개발은 장기간의 협업과 반복적인 실증 과정을 통해서만 최종 성공을 거둘 수 있는 경험의 산물인 만큼 전문적인 경험을 갖고 신약 개발 과정 전체를 조율할 수 있는 리더급 전문가 양성이 시급하다.
셋째, 첨단기술의 산물이 제대로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받을 수 있는 기반 확립이 필요하다. 첨단 평가 기반의 조기 구축은 향후 첨단바이오의약품 개발 경쟁에서 큰 강점이 될 것이다.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고자 한국생명공학연구원에서는 첨단바이오의약 R&BD 실증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이 사업을 통해 유전자 치료에 사용하기 위한 독자적인 유전자 전달 벡터와 전달 시스템 구축, 첨단바이오의약품 맞춤형 동물 모델 개발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연구원에 분산돼 운영 중인 신약 개발 관련 사업과 조직을 서로 연결하며 통합 기술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러한 준비와 노력이 머지않은 미래에 첨단바이오의약을 주축으로 한 바이오입국을 이뤄가는 데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믿는다. 행운은 준비가 기회를 만날 때 생기는 것과 같이.
김장성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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