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배우 인생 망친 '성추행 누명'… CCTV 속 '반전 진실'
강은일 성추행 의혹이 불거진 술집 화장실 외부 문 하단의 통풍구. 그림자로 왼쪽 여자화장실에 누군가 들어가는지를 알 수 있다. [tvN STORY '어쩌다 어른']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뮤지컬 배우 강은일(28)은 최근 몇년간 지옥 같은 시간을 보냈다. 2018년 지인들과 술자리를 가졌는데, 동석한 여성이 강은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며 고소한 것이다.

강은일은 이 일로 기소돼 이듬해 1심에서 징역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작품에서는 하차해야 했고, 소속사로부터는 계약을 해지당했다.

그러나 2020년 항소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뒤, 대법원에서 무죄로 최종 확정되면서 겨우 누명을 벗을 수 있었다.

그가 누명을 벗을 수 있었던 것은 CCTV 영상 속에 그날의 진실을 추측할 수 있는 실마리가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14일 방송된 tvN STORY '어쩌다 어른'에서는 법영상분석 전문가 황민구 박사가 "오늘 할 얘기는 억울한 사람의 얘기"라며 이 사건에 대해 입을 열었다.

황 박사는 "2019년에 한 중년 남성이 찾아와서 자기 조카가 성추행 누명을 쓰고 징역 6개월 동안 수감 중이라고 도와달라고 했다. 사건 당사자는 뮤지컬 배우 강은일이었다"라며 운을 뗐다.

사건 당시 피해를 호소한 여성은 '술자리를 가진 식당 여자 화장실에 들어가려고 하는데, 강은일이 자신을 부른 뒤 한 손으로 허리를 감싸고 다른 한 손으로 가슴을 만지며 강제로 키스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화장실은 여자 칸, 남자 칸이 나뉘어져 있고 그 사이에 세면대가 있었다.

젊은 배우 인생 망친 '성추행 누명'… CCTV 속 '반전 진실'
강은일 성추행 의혹이 불거진 술집 화장실 도면. [tvN STORY '어쩌다 어른']

반면 강은일은 '본인이 먼저 화장실에 들어갔고 남자 칸에서 나와 세면대 앞에서 마주쳤는데 여자가 자신을 끌어안고 추행하면서 '너희 집 잘 살아? 다 녹음했어'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강은일에게 불리한 상황이었다. 황 박사는 "누구의 말이 맞는 지는 모른다"라며 "대부분의 성추행 사건이 피해자의 진술이 우선시 되기 때문에 명확한 증거 없이는 빠져나오기 힘들어서 희망이 없다고 봤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진실의 실마리는 유일한 증거였던 CCTV 속에 담겨 있었다. CCTV가 화장실 안까지 찍고 있지는 않았지만, 화장실 통풍구를 찍고 있어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유추할 수 있었던 것이다.

황 박사는 "(여자의 주장대로) 강은일 씨가 여자 칸에 들어갔다면 통풍구 사이 발이 보여야 하는데 없었다. 여자 혼자 있었다"며 "(여자의) 진술이 잘못 됐다"고 말했다.

황 박사는 또 "게다가 화장실이 너무 좁아서 사람이 들어가게 되면 문을 열 수 없다"며 "이 두 개의 증거는 굉장히 유력한 증거가 됐다. 이것을 찾아낸 순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심지어는 강은일 씨가 문을 여고 나오려 할 때마다 여성이 옷을 잡고 끌어당기는 모습이 여러 번 포착됐다"고 덧붙였다.

젊은 배우 인생 망친 '성추행 누명'… CCTV 속 '반전 진실'
강은일

황 박사는 "1심에서 6개월 받고 5개월 형량을 채우고 나서야 2심에서 무죄를 받았고 지금 다시 활동을 시작하고 있다. 너무 억울하지 않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