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장기 유지하며 긴축 속도는 느리게…파월이 걸을 ‘제 3의 길’ [투자360]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로이터]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막기 위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사이클이 종료될 것이란 기대 아래 위험 자산 선호 현상이 강력하게 나타나고 있지만,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양적 긴축(QT) 속도를 높이지 않으면서도 기준금리를 높은 수준으로 길게 유지할 것이란 평가가 나왔다. 이 때문에 미국 증시 등 자산가격이 당분간 박스권에서 벗어나긴 힘들 것이란 전망이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현지시간) 발표된 미국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음에도 불구하고 연준의 통화 정책과 관련해 긍정·부정적 요인이 혼재된 상황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미국 노동통계청(BLS)은 1월 CPI가 전년 동월 대비 6.4% 상승했다고 밝혔다. 지난 2021년 10월 이후 15개월 만의 최소폭 상승이자 7개월 연속 오름폭이 줄어든 결과다.

고금리 장기 유지하며 긴축 속도는 느리게…파월이 걸을 ‘제 3의 길’ [투자360]
[신한투자증권]

다만, 작년 12월(6.5%)보다 0.1%포인트 줄어드는 데 그쳐 물가 둔화 속도는 느려졌고, 전문가 예상치 6.2%도 웃돌면서 인플레이션이 진정되고 있다는 시장의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런 가운데, 파월 의장은 정책 실기의 위험이 적어 보이는 길을 택하며 인내심을 발휘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과소 긴축’으로 평가되는 아서 번즈 전 연준 의장의 길과 ‘과잉 긴축’으로 불리는 폴 볼커 의장의 길도 아닌 ‘제 3의 길’을 걷게 될 것이란 해석이다.

고금리 장기 유지하며 긴축 속도는 느리게…파월이 걸을 ‘제 3의 길’ [투자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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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는 높은 수준을 길게 유지하되 급진적으로 양적 긴축을 서두르지는 않으면서 물가가 잡히길 기다릴 공산이 크다”며 “미국 증시와 국채 금리를 비롯한 자산가격은 당분간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않을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주식 시장과 채권 시장이 피봇(pivot·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에 힘입어 표면적으로 동반 반등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주식 시장이 내심 바라는 연착륙과 기업 이익 반등과 채권 시장이 바라는 물가 안정과 경기 하강은 공존할 수 없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김 연구원은 이런 시점엔 시장 방향성보다는 여전히 종목 선별이 중요한 때라고 짚었다. 그는 “연초 주식시장은 국가, 업종 차원에서 공히 유동성에 기반한 낙폭과대 장세를 펼쳐왔으나 유효기간이 끝나가고 있다”며 “실적 우위가 기대되는 비(非) 미국/설비투자(Capex) 수혜주, 중장기 성장이 기대되는 생산성 테마(산업자동화) 등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채권 시장에 대해서는 “단기와 국채의 영역 밸류에이션이 매력적”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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