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요금내는데 툭하면 LTE 떠…“5G폰으로 LTE 쓴다,나만 그래?”

[헤럴드경제= 박영훈 기자] “최신 스마트폰은 대부분 5G폰 밖에 없어요. 그래서 자급제 최신폰를 사서 LTE 요금제를 쓰고 있어요” (직장인 K씨)

“5G 요금제에 가입돼 있는데, 뚝하면 LTE 전환되니 5G 요금 내기도 아까워요” (직장인 P씨)

5G 서비스가 시작된지 4년이 됐지만, 여전히 LTE·알뜰폰을 고수하는 사람들이 많다. 요금이 저렴한 LTE에서 월 8만원에 달하는 비싼 5G 요금제로 바꿀 필요성을 아직 못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신 5G 스마트폰을 LTE 요금제로 사용하고 있는 사람도 의외로 많다. 최신 스마트폰이 대부분 5G폰이기 때문에 생긴 현상이다. 자급제 스마트폰을 구입해, 4G LTE요금에 가입하는 식이다.

5G 가입자 증가세도 둔화되고 있다. 통신업계는 지난해 5G 상용화 4년을 맞아 연내 가입자 수 3000만명을 넘길 것으로 예상했지만, 전망은 빗나갔다. 5G 품질 논란, 고가 위주 요금제 구성, 알뜰폰 중심의 LTE 가입자 성장 등이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5G 가입자 수는 2805만9900여명이다. 전년 동월 대비 714만4000여명 늘었다. 2020년 12월 말 1185만1000여명에서 2021년 12월 말 2091만5000여명으로 906만4000여명 늘었던 것과 비교하면 증가 폭이 작아졌다.

반면 LTE 알뜰폰 가입자 수는 5G와 비교해 저렴한 요금제를 기반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작년 12월 말 LTE 알뜰폰 가입자 수는 전달(1143만8256명)보다 19만4793명 늘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269만1805명 증가했다. 정체 양상을 보이는 5G와 달리 LTE 알뜰폰의 가입자의 증가 폭은 커지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5G 가입자 수 증가가 주춤한 것은 소비자의 4G와 5G 간 체감 속도 차이 폭이 줄었고, 고가 요금제에 대한 거부감이 아직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싼 요금내는데 툭하면 LTE 떠…“5G폰으로 LTE 쓴다,나만 그래?”

5G통신망에 대한 통신사들의 투자가 늘면서 많이 개선됐지만 이용자들의 품질 불만은 여전하다. 5G를 사용하고 있는 이용자도 5G망 불안으로 LTE로 전환되는 경우가 빈번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난해 말 5G 품질평가에 따르면, 통신3사의 평균 5G 다운로드 속도는 896.1Mbps다. 전년보다 11.8% 빨라진 것이긴 하지만, 이용자들은 고가 요금을 지불하는 대비 품질이 여전히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다.

5G가입자 확대에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품질 불만 해소 및 요금제 개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하지만 통신사들은 5G에 큰 투자를 한 만큼, 단기간에 요금을 낮추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통신사들마다 요금이 다소 저렴한 중간요금제를 추가로 내놓을 계획이지만, 이용자들이 만족할 수준은 아니다. 5G가 시장에 확실히 안착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좀더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