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SM 이사진 밑그림…민희진 어도어 대표 하마평 올라

유상증자 가처분이 변곡점…이수만 이기면 하이브에 유리

“사표낸 회사, 경영하라고?” 하이브 ‘뉴진스 엄마’에 쏠린 눈
민희진 어도어 대표. [하이브 제공]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절이 싫어 중이 떠났는데, 절이 자꾸 따라온다”. 작자 미상의 우스개소리가 현실이 될 지도 모르는 사람이 하나 늘었다. 하이브의 SM 인수전 가운데서 SM 새 이사로 하마평이 오르는 ‘SM 퇴사자’ 민희진(44) 어도어 대표가 주인공이다. 대중들에겐 하이브에서 뉴진스를 성공적으로 데뷔시킨 ‘뉴진스 엄마’로 익숙하다.

13일 가요계에 따르면 하이브는 다음 달 말 있을 SM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제안을 통한 경영진 후보 인선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표낸 회사, 경영하라고?” 하이브 ‘뉴진스 엄마’에 쏠린 눈
민희진 어도어 대표 [하이브 제공]

하이브는 SM 주주총회 6주 전인 이달 16일까지 주주제안을 마감하기 위해, 이번 주 안으로 새로운 경영진 라인업을 꾸려야 한다. 기존 SM 이사로 있는 이성수·탁영준 공동대표 등 4명의 임기는 다음 달 끝난다.

가요계에서는 SM 새 이사진 후보로 과거 SM에서 근무하며 걸그룹 에프엑스, 그룹 샤이니·엑소 등과 작업한 민희진 현 어도어 대표 등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사표낸 회사, 경영하라고?” 하이브 ‘뉴진스 엄마’에 쏠린 눈
SM엔터테인먼트 소속으로 활동했던 걸그룹 f(x). [빅토리아 인스타그램]

민 대표는 SM 소액주주들에게도 친숙한 인물이다. 그는 2002년 SM에 그래픽 디자이너로 입사한 뒤 17년 간 일하며 SM에서 이사에 올랐다. 2009년 이후 소녀시대, 샤이니, f(x), 엑소, 레드벨벳의 앨범 아트 디렉팅을 맡아 SM의 또다른 전성기를 이끌었다. 지난 2017년엔 30대의 나이로 SM의 등기이사로까지 승진해 이목을 끌었다.

민 대표는 등기이사 승진 약 2년 만에 번아웃 증후군을 호소하며 퇴사하고 하이브로 둥지를 옮겼다. 당시 그는 SM출신 핵심인재가 동종 업계로 이직한 점, 연봉으로 5억원이 넘는 돈을 받았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직장인 성공 신화로 불렸다.

“사표낸 회사, 경영하라고?” 하이브 ‘뉴진스 엄마’에 쏠린 눈
그룹 '뉴진스'. [어도어 제공]

2021년 11월에는 신예 뉴진스를 탄생시킨 하이브 레이블 ‘어도어’를 설립했다. 지난해 7월 말 데뷔한 뉴진스는 데뷔앨범 타이틀곡 ‘어텐션’ ‘하이프 보이’ 등을 메가 히트 시키며 핫한 루키로 떠올랐다.

회사를 떠났던 여성 이사가 돌아온 SM에서 또 다시 이사직을 맡게 되는 기구한 인연. 현실이 될 수 있을까. 민 대표의 이사직 하마평에 대해 하이브는 “주주제안과 관련해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최종 명단을 확정하지는 않았다”는 입장만을 밝혔다.

한편 하이브는 지난 10일 이수만 SM 전 총괄 프로듀서의 지분 14.8%를 매입하겠다고 발표하며 단숨에 1대 주주로 올라섰다. 하지만 카카오·얼라인과 손잡은 현 SM 경영진에 맞서 안정적으로 경영권을 확보하려면, 공개매수를 통해 약 40%까지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

“사표낸 회사, 경영하라고?” 하이브 ‘뉴진스 엄마’에 쏠린 눈
이수만 전 SM엔터테인먼트 대표. [SM]

관건은 현재 SM 지배구조 상 60%를 넘기는 소액주주들의 향방이다. 하이브는 소액주주에 계속해서 공개매수 '러브콜'을 보내는 한편, 새로운 SM과 K팝의 비전을 제시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수만이 SM을 상대로 낸 '신주·전환사채 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도 관건이다. 법원이 이수만 측의 손을 들어준다면 하이브가 웃는다. 카카오가 SM 제2대 주주로 올라서는 데 급제동이 걸리기 때문.가처분 신청 결과에 따라 SM 인수전이 훨씬 유리하게 흘러가게 될 가능성도 있다.

가처분 심문기일은 다음 주로 알려졌다. 가요계는 법원이 SM이사회가 결의한 신주대금의 납입일과 전환사채의 발행일(3월 6일) 이전인 다음 달 초에 결론을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