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삼성 갤럭시 매출을 이겼다.”
코로나 백신 판매로 174년 역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코로나가 전 세계 재앙이지만, 최소한 이 기업에는 호재 중의 호재였던 셈이다.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다.
화이자는 최근 실적 발표를 통해 작년 4분기 243억달러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238억달러)13% 증가한 결과다.
화이자는 이를 포함, 작년 총 매출이 1003억달러(약 123조원)에 이르렀다. 전년 대비(812억달러) 23% 증가한 결과로, 화이자가 174년 역사상 연매출 1000억달러를 돌파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 모바일 사업부의 작년 매출(120조원)보다 많다.
매출 비결은 코로나19 백신 ‘코미나티주’와 치료제 ‘팍스로비드’ 덕분이었다. 작년 코미나티주의 매출은 378억달러를 기록했다. 팍스로비드는 189억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두 제품만 해도 매출 567억달러에 이른다.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체만으로 약 70조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
알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를 통해 “2022년은 화이자에게 기록적인 한 해였다(2022 was a record-breaking year for Pfizer)”고 소감을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거의 전세계가 화이자 백신을 수입해 맞았다고 보면 된다”며 “코미나티주는 10년 가까이 전 세계 의약품 매출 1위를 놓치지 않았던 휴미라까지도 제쳤다”고 말했다.
다만 올해엔 화이자 매출이 꺾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코로나 엔데믹 전환에 따른 백신과 치료제 수요가 크게 줄 전망이다.
실제 작년 1분기 132억달러로 정점을 찍었던 코미나티주 매출은 2분기 88억달러, 3분기 44억달러까지 크게 떨어졌다. 4분기 추가 접종 영향으로 113억달러까지 반등을 보였지만, 추세적으론 하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팍스로비드 역시 1분기 출시 후 14억달러로 시작해 2분기 81억달러까지 크게 뛰었지만 3분기부터는 하향세다. 4분기엔 18억달러까지 내려갔다.
화이자가 예상하는 올해 코미나티주의 매출은 최대 135억달러(16조원), 팍스로비드는 80억달러(9조원)다. 두 제품의 예상 매출이 총 215억달러(26조원)로, 작년 매출의 절반도 못 미친다.
올해 화이자 전체 매출도 최대 710억달러(87조원)로 올해보다 떨어질 전망이다.
화이자도 이제 코로나 외의 사업군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25년부턴 매출 상승을 보이겠다는 게 화이자 전략이다.
화이자에 따르면, 현재 백신, 항암제, 바이오시밀러 등 약 19개 후보물질이 출시에 근접한 상태다. 화이자는 현재 110여개의 파이프라인을 개발 중인데, 이 중 39개가 임상 3상 또는 허가신청 단계까지 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버트 최고경영자는 지난 1월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도 “향후 비즈니스 전략은 비코로나(Non-COVID) 사업 ,그 중에서 항암제, 백신, 면역제제 등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