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이어
19일 건설현장 불법행위 혐의로
양대노총 사무실 전격 압수수색
민주노총 “의도 너무 뻔히 보여”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경찰은 19일 양대노총(민주노총·한국노총)의 건설현장 불법행위 관련 혐의를 포착하고 지역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전날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서울 중구 민주노총 본부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연이틀 노조를 정조준하는 모양새다.
서울지방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건설현장 불법행위 수사를 위해 이날 오전 8시10분부터 민주노총 건설노조 사무실 5곳과 한국노총 건설산업노조 사무실 3곳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서울경기북부지부와 서남지대·서북지대·동남지대·동북지대 사무실과 한국노총 서울경기1·2지부와 철근사업단 서울경기지부 등 두 노조의 서울시내 사무실 8곳이 압수수색 대상으로, 경찰은 노조 관계자의 주거지 8곳에도 수사관들을 보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경찰은 이들 노조가 건설 현장에서 특정 인물의 채용을 강요하거나 채용을 빌미로 금품을 요구하는 등의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전날엔 국가정보원과 함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받는 민주노총 전현직 간부의 자택과 민주노총 본부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민주노총 본부가 국보법 위반 혐의로 압수수색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진보성향 시민단체들은 이 수사에 대해 윤석열 정부의 ‘노조 적대시’ 정책에 공안수사가 동원된 것 아니냐는 의심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민주노총엔 당혹스러운 분위기가 읽힌다. 전날 서울, 전남, 제주에서 동시다발로 이뤄진 압수수색에 이어 이날 이틀 연속 별개의 혐의로 지부 사무실까지 압수수색 당했기 때문이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이날 헤럴드경제 통화에서 “노동자를 공격 대상으로 삼아서 쉴새 없이 몰아붙이는 상황인데, 이틀 연속이 아니라 일주일 내내도 할 수 있지 않겠나”라며 “의도가 너무 뻔히 보인다”고 말했다. 현 정권의 실책을 가리기 위해 노조를 때리는 ‘공안몰이’이자 ‘여론몰이’라는 주장이다. 실제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지난해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산하의 화물연대본부 파업에 법과 원칙대로 엄정 대응하며 크게 오른 바 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건설노조 압수수색에 대해선 “최근 2~3년 동안 민주노총 투쟁의 주력이 건설노조였던 만큼 그 힘을 빼놓으려는 의도”라며 “민주노총을 고립, 약화시키기 위한 큰 그림”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윤희근 경찰청장은 지난해 12월 ‘건설현장 불법행위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이를 반드시 뿌리뽑겠다는 강한 의지를 천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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