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신시가지14단지' 31평 16.8억→10.7억
안전진단 통과 개발호재에도 매매가 하락세
“대외변수 영향 커…당분간 상승반전 어려워”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최근 서울시 양천구 목동신시가지 6개 단지가 재건축 첫 관문인 안전진단 문턱을 넘어섰지만, 매매 가격은 좀처럼 맥을 못 추는 분위기다. 서울 주요 재건축 추진 지역인 데다 대표 학군지고, 선호 평형대 아파트인데도 1년여만에 매매 가격이 6억원 넘게 떨어지는 사례도 나왔다. 정부가 재건축 시장 활성화를 위해 규제 완화에 나섰지만, 경기 침체 등에 집값 하방 압력이 상당하다는 분석이다.
1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따르면 양천구 '목동신시가지14단지' 전용 74.19㎡는 지난 16일 10억7000만원(10층)에 거래됐다. 재작년 10월 기록한 최고 가격 16억8000만원(6층)보다 무려 6억1000만원이나 빠진 셈이다.
이 아파트 전용 101.4㎡는 최고가를 기록한 이후 약 반년간 거래가 없다가 지난해 4월 15억2000만원(6층)에 팔렸다. 그해 9월에는 저층이 14억2000만원(2층)에 거래됐고, 올해 들어 이달 9일 10억2000만원(15층)에 손바뀜 됐다.
당초 목동 등 재건축 추진 아파트 단지는 부동산 규제 완화에 급매물 회수가 늘어나는 등 분위기 반전이 예상됐다. 정부의 안전진단 규제 완화에 따라 양천구는 지난 9일 목동신시가지3·5·7·10·12·14단지와 또 다른 정비사업장인 신월시영 등 7개 단지에 안전진단 등급이 '조건부 재건축'에서 '재건축'으로 변경됐다고 통보했다.
이 같은 개발 호재에 매도 매물을 거두려는 집주인도 늘었다고 하지만, 매수세가 달라붙지 않아 매매 가격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1월 둘째 주(9일 기준) 기준 64.8로 지난주(64.1)보다 0.7포인트(p) 상승하며 소폭 회복됐지만, 양천구가 포함된 서남권은 60.2에서 60.1로 0.1p 하락했다. 양천구 아파트값은 1월 첫째 주에 0.42% 하락했고, 둘째 주 0.16% 둔화해 낙폭은 줄었지만 하락세는 지속됐다.
결국 고금리와 경기 둔화로 가라앉은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기 전까지 규제 완화 기대감은 주효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MD비즈니스학과 교수)는 "정부가 재건축 규제 완화에 나서도 최근 하락세에 투자 메리트가 떨어져 매수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며 "부동산은 대외적 변수에 큰 영향을 받다 보니 당분간 상승 반전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