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토스, 국토부 전월세 실거래가 분석
전월세 감액 갱신 계약 급증
2022년 4분기, 감액 갱신 계약 13.1%
경기 지역 아파트 감액 갱신 비율 21.1%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임대차 갱신 시 기존 계약보다 전월세 금액을 감액하는 갱신 계약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갱신 계약은 일반적으로 허용범위 내 증액하거나, 동일한 조건으로 연장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이례적이라는 분석이다. 이는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매매가와 전세가 모두 빠른 속도로 하락하면서 세입자를 구하기가 어려워진 탓으로 풀이된다.
10일 부동산 중개업체 집토스가 2022년 11월까지의 수도권 지역 국토교통부 전월세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2022년 4분기 들어 갱신 계약 중 종전 계약보다 감액한 갱신 계약 비율이 13.1%까지 치솟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국토교통부가 갱신 계약 데이터를 공개하기 시작한 2021년 이후 최고치이며, 2분기 대비 3배 이상으로 급증한 수치다. 종전 계약과 동일한 조건으로 갱신한 계약의 비율도 동년 2분기 대비 4.2%포인트 이상 늘었다.
지역 및 주택 유형별로는 경기 지역의 아파트에서 감액 갱신 계약 비율이 23.1%로 두드러졌다. 인천 지역은 연립 다세대 주택의 감액 갱신 계약 비율이 14.3%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서울 지역은 경기 및 인천 지역에 비해 감액 계약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갱신 감액 계약 급증의 원인으로는 주택 가격이 급격히 하락하면서 집주인이 세입자를 찾지 못하는 ‘역전세난’이 꼽힌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022년 11월 기준 전국의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연초대비 5.3% 감소했다. 경기 지역은 감소율이 7.7%에 달했다. 또한 전국의 전세수급동향은 2022년 11월 기준 75.1로, 연초 대비 -22.1%가 줄어들었다. 전세 시장에 수요보다 공급이 넘쳐나는 것이다. 새 계약을 쉽사리 하기 힘든 상황에서 전세금을 급히 빼줘야 하는 집주인들이 종전 계약보다 저렴한 금액으로 재계약을 하는 차선책을 택하고 있는 것이란 해석이다.
진태인 집토스 아파트중개팀장은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인해 전세대출 이자의 부담이 증가해 월세 거래로의 전환이 늘어나고, 동시에 전세 거래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전세 퇴거 대출의 이자 역시 상승했기 때문에, 전세 퇴거 대출보다는 기존 전세 보증금보다 낮은 금액으로 계약을 맺거나, 상황에 따라서는 세입자에게 전세 대출 이자를 일부 지원해주는 곳도 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