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비통, 구사마와 두 번째 컬래버

아티스트와 협업으로 브랜드 확장

반클리프 아펠은 스토리텔링 전시

브랜드의 기원 ‘사랑’ 키워드로 설명

루이비통은 지난달 1~3일 ‘아트바젤 마이애미비치’에서 지금까지 진행한 주요 아트 컬래버레이션 작업을 공개했다. 구사마 야요이의 밀랍인형, 루이비통 트렁크, 리처드 프린스와 알렉스 카츠의 작품을 비롯해 해마다 많은 관심이 쏠렸던 ‘아르티 카퓌신(ArtyCapucines)’ 컬렉션도 선보였다. 사진은 일본 작가 구사마 야요이의 호박에서 영감을 받은 클러치. [루이비통 제공]
루이비통은 지난달 1~3일 ‘아트바젤 마이애미비치’에서 지금까지 진행한 주요 아트 컬래버레이션 작업을 공개했다. 구사마 야요이의 밀랍인형, 루이비통 트렁크, 리처드 프린스와 알렉스 카츠의 작품을 비롯해 해마다 많은 관심이 쏠렸던 ‘아르티 카퓌신(ArtyCapucines)’ 컬렉션도 선보였다. 사진은 일본 작가 구사마 야요이의 호박에서 영감을 받은 클러치. [루이비통 제공]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모든 브랜드는 ‘이야기’ 위에서 탄생하고, 생명력을 가진다. 특히 명품 브랜드들은 자신의 유산, 즉 ‘헤리티지’를 통해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낸다. 고객들은 명품의 디자인과 만듦새를 넘어 그들의 ‘이야기’에 매혹된다.

최근 명품 브랜드의 화법은 두 가지다.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다른 이의 이야기를 차용하거나 자신의 역사를 시시콜콜 전하는 스토리텔링 방식 등이 대표적이다.

계묘년의 시작과 함께 서울을 찾은 두 명품 브랜드도 이 같은 방식을 따랐다. ‘루이 비통’은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풍성하게 표현했고, ‘반클리프 아펠’은 스토리텔링으로 국내 고객들에게 자신의 정체성을 또렷이 보여줬다.

구사마를 사랑하는 루이비통…두 번째 컬래버레이션 공개

세계적 아티스트들과 긴밀한 연대를 자랑하는 루이비통이 구사마 야요이와 또 손을 잡았다. 지난 2012년에 이어 10년 만의 컬래버레이션이다. 당시 가죽제품, 레디투웨어(Ready to wear·기성복), 구두, 액세서리, 시계, 보석 등 거의 전 라인에 구사마의 ‘땡땡이’가 접목됐다. 전 세계 루이비통 매장 쇼윈도에는 구사마의 땡땡이를 무한 확장하는 패턴이 점령했고, 이 컬렉션의 모티브가 된 구사마의 원작은 마드리드 소피아미술관, 파리 퐁피두센터, 런던 테이트모던, 뉴욕 휘트니미술관에서 순회전을 열었다.

이번에도 구사마의 시그니처인 무한한 땡땡이는 루이비통 제품 카테고리 전반에 접목된다. 앞서 지난달 초 일본 도쿄에서는 두번 째 컬래버레이션을 기념하는 이벤트가 열렸다. 먼저 대형 3D(차원) 애니메이션 영상이 신주쿠역 광장을 장식했다. 사각의 다미에 트렁크가 열리면 구사마의 호박 3개가 나타나고 노란 호박이 회전하며 작가의 얼굴이 등장해 도시를 둘러보는 내용이다.

이 외에도 도쿄역 광장에 협업 조형물이 설치됐고, 프린스잔디공원에는 구사마 호박이 설치됐다. 한국에서는 오는 9일부터 ‘루이비통 메종 서울’에서 컬래버레이션 라인을 만날 수 있다.

'2022 아트바젤 마이애미비치' 루이비통 라운지. [루이비통 제공]
'2022 아트바젤 마이애미비치' 루이비통 라운지. [루이비통 제공]
'2022 아트바젤 마이애미비치' 루이비통 라운지. [루이비통 제공]
'2022 아트바젤 마이애미비치' 루이비통 라운지. [루이비통 제공]

루이비통의 아티스트 협업역사는 약 1세기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창립자 루이 비통과 그의 아들 조르주 비통은 인상파 화가들과 친분이 깊었고, 3세대인 손자 가스통 루이 비통은 1920년대부터 예술가들과 매장 윈도 디스플레이작업을 진행했다.

본격적인 시작은 1988년 텍스타일 협업이 꼽힌다. 솔 르윗, 제임스 로젠퀴스트, 앙드레 퓌망, 세자르, 알렉스 이스라엘, 헨리 테일러 등 현대미술 거장과 디자인 거장이 참여했다. 1996년에는 모노그램 디자인 100주년을 기념해 헬무트 랭, 마놀로 블라닉, 비비안 웨스트우드 등 7명의 디자이너가 루이비통 캔버스 디자인을 활용한 제품을 선보였다.

2003년 무라카미 다카시, 2008년 리처드 프린스, 2017년 제프 쿤스 등 팝아트작가와 협업도 두고두고 회자된다. 멀티컬러 모노그램이나 회화작업을 가죽에 프린트하고 모노그램 패턴을 그 위에 입히는 방식을 통해 루이비통 헤리티지가 동시대 예술로 확대됐다는 평을 받았다.

카퓌신 가방 프로젝트에는 지난 4년간 총 24명의 현대미술작가가 참여했다. 2019년 우르스 피셔, 조나스 우드를 시작으로 2020년엔 장미셸 오토니엘, 헨리 테일러, 리우웨이, 자오자오 등이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에는 한국 작가로서 최초로 박서보의 아르티카퓌신을 선보이기도 했다.

'2022 아트바젤 마이애미비치' 루이비통 라운지. [루이비통 제공]
'2022 아트바젤 마이애미비치' 루이비통 라운지. [루이비통 제공]
'2022 아트바젤 마이애미비치' 루이비통 라운지. [루이비통 제공]
'2022 아트바젤 마이애미비치' 루이비통 라운지. [루이비통 제공]

청담동 며느리 주얼리 ‘반클리프 아펠’ “‘사랑’ 주제로 전시”

이른바 ‘청담동 며느리룩’에서 주얼리 담당으로 꼽히는 반클리프아펠(Van Cleef & Arpels)은 프랑스 파리에서 시작한 보석·시계 브랜드다. 네잎클로버에서 영감을 받은 알함브라 컬렉션이 잘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담 순방 시 목걸이를 착용하면서 대중에게 각인됐다. 반클리프아펠은 오는 8~28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사랑의 다리에서 마주하는 시간의 서사시’라는 주제로 브랜드의 유산이 담긴 아트피스를 선보인다.

반클리프아펠의 '레이디 아펠 퐁 데 자모르(Lady Arpels Pont des Amoureux)' 워치. [반클리프아펠 제공]
반클리프아펠의 '레이디 아펠 퐁 데 자모르(Lady Arpels Pont des Amoureux)' 워치. [반클리프아펠 제공]
반클리프아펠의 '레이디 아펠 퐁 데 자모르(Lady Arpels Pont des Amoureux)' 워치. [반클리프아펠 제공]
반클리프아펠의 '레이디 아펠 퐁 데 자모르(Lady Arpels Pont des Amoureux)' 워치. [반클리프아펠 제공]

반클리프아펠이 사랑과 로맨스에 천착하는 이유는 브랜드의 출발에 있다. 1895년 보석세공사의 아들인 알프레드 반클리프(Alfred Van Cleef)와 보석상의 딸 에스텔 아펠(Estelle Arpels)의 결혼을 통해 반클리프아펠이 탄생했기 때문이다. 1906년 파리 방돔광장 22번지에 최초의 메종(매장)을 오픈했고 이후 100년 넘게 우아하고 서정적인 스타일의 보석과 시계로 세계적 명성을 구축했다.

메종의 첫 세일즈북에 등장한 첫 작품은 다이아몬드가 장식된 하트 모양의 주얼리세트였다. 연인의 사랑과 그 감성은 주얼리는 물론 시계 디자인의 모티브가 됐다.

‘퐁 데 자모르(Pont des Amoureux)’ 컬렉션 워치는 연인이 파리의 어느 다리에서 만나 1분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키스를 나눈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우산을 든 여성과 꽃을 든 남성이 각각 시간과 분을 알리며 양 끝에서 중앙으로 이동하면서 키스의 순간을 향해 나아간다. 기다리는 시간마저도 로맨티시즘으로 채운 것이다. 이번 전시에는 퐁데자모르 컬렉션 중 밤과 낮,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담은 시리즈를 만날 수 있다. 시계 배경으로 펼쳐지는 파리의 풍경도 또 하나의 주목할 디자인이다.

반클리프아펠의 '댄서 클립'(1952년). [반클리프아펠 제공]
반클리프아펠의 '댄서 클립'(1952년). [반클리프아펠 제공]
반클리프아펠의 '레이디 아펠 발레리나 뮤지컬 디아망(Lady Arpels Ballerine Musicale Diamant)' 워치. [반클리프아펠 제공]
반클리프아펠의 '레이디 아펠 발레리나 뮤지컬 디아망(Lady Arpels Ballerine Musicale Diamant)' 워치. [반클리프아펠 제공]

이 외에도 이번 전시에서는 행복과 희망을 상징하는 발레리나와 요정(Fairies and Ballerinas), 우주와 별들의 눈 부신 장관에 경의를 표하는 포에틱 아스트로노미(Poetic Astronomy), 메종이 탄생한 장소인 방돔광장의 오마주를 담아낸 쿠튀르의 찬란한 영감(Couture Inspirations), 자연이 품은 아름다움에서 영감을 받아 작품으로 완성한 매혹적인 자연(Enchanting Nature) 등 다섯 가지 주제로 반클리프아펠이 추구하는 비전을 소개한다.

반클리프아펠이 글로벌 명품 반열에 오를 수 있었던 건 독창적 스타일 외에도 기교와 숙련된 기술이 있어 가능했다. 반클리프아펠은 지난해 ‘제네바 시계 그랑프리’에서 혁신 부문과 기계식 시계 부문 모두 석권하기도 했다.

서울에서 처음 소개되는 ‘레이디 주르 뉘 데 플레르(Lady Jour Nuit des Fleurs)’는 기술력과 주얼리 전문성이 결합된 작품으로 평가된다. 낮과 밤이 바뀌면 시계의 배경인 하늘에서도 해가 지고 달이 뜬다. 낮에 화려하게 피어난 정원의 꽃은 밤이 되면 원래 위치로 돌아간다. 24시간 내내 회전하는 디스크를 통해 태양과 달의 움직임을 표현해냈다.

반클리프아펠 측은 “우리에게 영감을 주는 상징들을 소개하기 위해 전시를 기획했다”며 “메종의 유산이 담긴 컬렉션과 현대적 작품을 통해 매혹적인 파리의 모습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클리프아펠의 '레이디 주르 뉘 데 플레르(Lady Jour Nuit des Fleurs)' 워치. [반클리프아펠 제공]
반클리프아펠의 '레이디 주르 뉘 데 플레르(Lady Jour Nuit des Fleurs)' 워치. [반클리프아펠 제공]

vick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