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해제 예상지역 주민들 규제해제 효과에 관심 집중

규제 풀리면 우리집 뭐가 달라지나요…전문가도 고개 젓는 난수표 부동산 규제[부동산360]
서울 인왕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와 주택가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새해가 시작되자 광명, 하남, 과천 등 아직 남아있는 규제지역을 중심으로 규제 해제효과에 대한 관심이 높다. 지난 21일 정부가 ‘2023년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서울과 경기 일부에 남아있는 규제 지역을 올해 초 추가로 해제하겠다고 언급한 데 따른 것이다. 고금리와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로 규제해제 효과가 집값을 반등시키는데는 역부족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한다. 하지만 개인들로서는 대출 규제, 전매 제한 등 직접적으로 연관될 수 있는 부분들이 많은 만큼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들어 노원, 광명 등 규제해제 가능성이 높은 지역 집주인들을 중심으로 그 가능성 여부와 효과에 대해 묻는 전화가 부쩍 늘었다. 해당지역에 주택을 소유하거나 투자를 원하는 주민들을 위주로 세제, 금융, 전매 제한 효과 등을 살펴보고 있다.

현재 규제지역으로 남아있는 곳들은 투기과열지구 및 조정대상지역 전부 유지하고 있다. 이 중 두가지 규제가 전부 풀릴지 투기과열지구에서만 해제될지에 따라 그 효과에 차이가 있다.

우선 투기과열지구에 적용되는 규제가 조정대상지역 보다 강하다. 투기과열지구에서는 정비사업 관련한 규제도 강화된다. 재건축의 경우 조합설립인가 시점부터 소유권이전등기시까지 조합원 지위양도가 제한된다. 재개발 조합원 분양권도 관리처분계획인가 부터 소유권이전등기시까지 전매가 제한된다.

분양가 상한제 적용여부에 따라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은 투기과열지구에서는 5~10년, 투기과열지구가 아닌 지역에서는 3~8년이 적용된다. 예를 들어 투기과열지구에서 분양가격이 인근지역 가격의 100% 이상일 경우에는 5년, 80~100%는 8년, 80% 미만인 경우에는 10년의 전매 제한이 적용된다. 투기과열지구 외의 지역에서는 100% 이상은 3년, 80~100%는 6년, 80% 미만은 8년이 적용된다.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에서는 주택을 구입할 때 자금조달계획서를 내야한다. 하지만 투기과열지구에서는 자금조달계획서는 물론 자금조달에 대한 증빙자료 까지도 제출해야 한다.

대출 관련해서는 최근 정부의 ‘2023 경제정책발표’로 규제해제에 따른 큰 의미가 없어졌다. 기존에 투기과열지구에서는 주택 구입 시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9억원 이하에 대해서는 40%, 9억원 초과 주택은 20%가 적용되지만 조정대상지역에서는 각각 50%, 30%가 적용됐다. 하지만 이들을 전부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 주택가액에 따른 차등 없이 50%로 올해 초 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총부채상환비율(DTI)은 투기과열지구는 40%, 조정대상지역은 50%에 규제를 받는다.

만약 서울 등 규제지역들이 조정대상지역까지 해제되는 경우에는 더 많은 변화가 생긴다. 우선 대출에 관해서는 대부분의 규제가 해제된다. 50%로 적용되던 LTV·DTI 규제가 각각 70%와 60%로 완화된다.

시가 9억원의 주택을 담보로 한다면 비규제지역은 LTV가 70%이므로 6억 3000만원, 규제지역은 4억 5000만원(9억x0.5)인 셈이다.

규제지역이 해제되면 청약 자격 조건도 크게 바뀐다. 청약 1순위 자격요건이 완화돼 청약 통장 가입 후 6개월이 지나면 1순위 자격을 얻을 수 있고, 주택 소유 유무와 관계없이 가구주·가구원 누구나 청약이 가능해진다. 또 비규제지역에서는 추첨제 비율이 높아져 점수와 상관없이 청약에 당첨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 규제지역일 때 7~10년인 청약 재당첨 제한의 규제에서도 벗어나게 된다.

규제지역에 해제된 지역은 각종 부동산 세금 부담도 줄어든다. 1주택자가 양도세를 감면받기 위해서는 조정대상지역에서는 2년 보유, 2년 실거주 요건을 채워야 하지만 비규제 지역에서는 2년 실거주를 하지 않아도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취득세 역시 현재 조정지역 2주택이나 3주택자는 8%, 조정지역 3주택이나 4주택자는 12%를 부과받는다. 하지만 최근 ‘2023 경제정책방향’ 발표에서 2주택자는 1~3%의 일반세율로, 3주택자는 4%, 조정지역 3주택이나 4주택자는 6%로 낮추기로 한 만큼 규제해제 효과가 크지는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또 다주택자들에 대한 양도세 중과 역시 정부가 현재 그 부과를 내년 5월까지 유예하기로 한 만큼 규제지역 해제에 따른 효과가 크지는 않다.

이처럼 규제지역 여부에 따라 다양한 효과가 발생하자 전문가들도 모든 사실을 인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져왔다. 이에 최근들어 투기지역,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 등 종류별로 복잡한 규제를 단순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민주당은 이를 위한 관련법 개정안을 내년 1월 발의할 계획이다.

민주당은 국회에서 주거복지특별위원회 발대식을 하고 규제지역 제도 개선을 위한 공론화에 나섰다. 주거복지특위 위원장을 맡은 홍기원 의원은 “집값 안정과 주거 안정을 위한 정책 대안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요즘”이라며 규제지역 제도 개편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홍 의원은 “규제지역은 국민 생활에 직접적 영향이 있고 시장에 미치는 효과가 큼에도 그 효과는 불분명하거나 때로는 부정적”이라며 “규제지역별 지정 효과는 복잡하고 중첩돼 있어 국민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조정대상지역은 ‘규제1지역(청약과열지역)’으로,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은 하나로 통합해 ‘규제2지역(투기과열지역)’으로 명칭을 변경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 규제1·2지역을 지정하기 전 단계인 ‘모니터링 지역’을 신설한다.

규제1지역과 규제2지역에 중복돼 있는 규제도 단순화할 방침이다. 규제1지역은 신규 주택시장의 과열을 진정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고, 규제2지역은 정비사업 등 주택시장 전체의 과열을 진정시키는 방향으로 재설정하자는 주장이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대출 규제는 규제1지역에서 규제2지역으로 올라갈수록 강도를 강화하고, 양도세 등 세제 관련 규제는 규제2지역에만 적용하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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