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번째 예산 데드라인 19일
‘시행령 조직 예산’ 협상 관건
‘野 미운털’ 이상민·한동훈 예산
조직 신설, 정치적 입장차 명확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 ‘쟁점보단 정쟁이 관건.’ 국회의 내년도 예산안 처리 협상을 바라보는 정치권 일각의 평이다. 예산안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이견보다는 여야의 정치적 대립이 2014년 국회선진화법 시행 이후 최악의 '지각 처리' 기록을 갱신하는 배경이라는 해석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법무부의 인사정보관리단 예산에 대한 여야의 ‘평행선 달리기’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지금까지 3번의 예산안 처리 시한을 어겼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이날을 네 번째 데드라인으로 제시했다. 주말인 전날에도 여야는 예산 협상을 이어갔지만 눈의 띄는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25일 성탄절을 지나 연말까지도 예산안 대치 국면이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현재 여야는 예산안 가운데 6~7개 쟁점 사항을 놓고 ‘막판 줄다리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임대주택, 지역화폐 등의 지출 예산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접점을 찾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상장주식 기준 5000만원이 넘는 소득을 올린 투자자에게 부과하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6%의 세율이 적용되는 과세표준구간을 1200만원 이하에서 1400만원 이하로 조정하는 종합소득세, 기본공제액 1가구 1주택 기준을 11억원에서 12억원으로 올리고 저가 다주택자는 6억원에서 9억원으로 올리는 내용의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등 세입 예산 부수 법안을 두고도 협상이 진전 중인 모양새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김 의장이 중재안으로 제시했던 법인세와 시행령 신설 조직 예산이 양대 쟁점으로 남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법인세의 경우 1%포인트(p)와 3%포인트 인하 사이에서 절충안이 마련될 가능성이 높지만, 시행령 신설 조직 예산을 놓고서는 여야의 입장차가 좁혀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한 민주당 의원은 “김 의장 중재안 가운데 법인세 인하의 경우 어느정도 여야가 절충안을 만들어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시행령으로 신설된 기구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합의 가능성이 낮다”고 말했다.
이는 경제 상황과 기업 경영 활동 등의 측면에서 각각의 ‘경제 논리’를 기반으로 절충안을 모색 중인 법인세와 다르게, 시행령으로 정부 조직을 신설하는 문제를 두고 여야의 정치적 입장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기 때문에 합의점을 찾기 어렵다는 시각이다.
더욱이 신설 조직의 예산은 더불어민주당과 각을 세워온 장관이 집행하는 예산이기 때문에 여야가 중간지대를 설정하기 어렵다는 해석도 나온다. 경찰국은 야당이 해임건의안을 단독 처리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인사정보관리단은 야당과 연일 설전을 펼쳐온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관리하는 신설 조직이다.
앞서 김 의장도 “전체 예산안이 시행령으로 설립된 기간 예산 때문에 처리되지 못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
결국 정부가 국회에 제출안 예산안의 총액인 639조원이 윤석열 정부 들어 시행령으로 신설된 행정안전부 경찰국과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 예산의 합인 9억1000만원에 발목이 잡힌 셈이다.
경찰국 예산은 당초 기본경비 2억900만원, 인건비 3억9400만원이 정부안에 반영됐는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예비심사를 거치면서 전액 삭감된 후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4억82000만원이 편성되는 것으로 조정된 상태다. 인사정보관리단 예산(3억700만원)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예비심사에서 전액 삭감됐다.
더불어민주당은 두 조직의 예산을 전액 삭감하는 대신 김 의장이 제안한 절충안대로 예비비 항목에 편입시키자는 입장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야당의 주장은 법적인 절차를 거쳐 신설된 정부 조직이 사실상 가동되지 못하게 하는 조치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합법적으로 설치된 법적 기관을 인정해주지 않는 것은 대선 불복이랑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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