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생존 고등학생 사망에 “더 적극적으로 도왔을 것”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 한덕수 국무총리는 15일 내년도 예산안과 관련, "영세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의 법인세 인하 비율이 '부자감세'라고 잘못 부르는 대기업 감세보다 훨씬 크다"고 강조했다.
한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한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이번 예산의 특징은 부채를 줄이면서도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경제도 활성화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한 총리는 지난 12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만나 "고용원, 노동자, 주주, 많은 이해관계 당사자들이 좀 더 많은 소득을 올릴 수 있다면 3000억원 정도의 법인세 감면은 우리가 충분히 감당할 만한 수준"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한 총리는 이날 간담회에서도 "국가 부채에 의한 성장은 자제해야 하기에 세율을 낮추기도 어려움이 많았다"며 "그럼에도 내년 경제는 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기에 민간의 자율과 역동성을 높이고 해외에서 들어오는 일자리 창출 투자를 늘리고자 세제상 인센티브를 줄 필요가 있겠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한 총리는 재정 긴축과 관련해서는 "400조원 늘어난 국가부채를 억제한다는 것이 절대로 쉬운 일은 아니다"라며 "대개 연간 법적으로 지출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것 외에 20조원으로 예산을 짰다면 올해는 그의 반도 안 되는 수준으로 짜려고 노력했다"고 부연했다.
한 총리는 김진표 국회의장이 최근 '정부·여당안 통과 및 시행 2년 유예' 중재안을 내놓은 것과 관련, "김 의장이 세제 쪽에 지식과 경험이 많기 때문에 양쪽의 입장을 충분히 보고 조정안을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날 오전에 나온 김 의장의 '법인세 1%포인트 인하' 중재안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한 총리는 "민주당도 국정을 맡은 경험이 충분히 있는 분들이기에 좀 더 대승적인 차원에서 협조나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간담회에서는 '이태원 압사 참사' 생존자에 대한 후속조치 관련 질문도 나왔다.
지난 12일 밤 서울 마포구의 한 숙박업소에서 이태원 참사 생존 고교생 A군이 숨진 채 발견됐다. A군은 참사 당일 친구 2명과 이태원에 갔다가 친구들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총리는 "(A군이) 정부 지원센터에 어려움을 조금 더 충분히 제기했다면 좀 더 적극적으로 할 수 있었을 것 같다"고 견해를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는 치료를 받고 싶고, 해야겠다고 생각하면 도와야 한다는 생각을 철저하게 가지고 있기에 그런 상황이 좀 더 파악되고 요청이 있었다면 경비 등 문제 때문에 치료를 더 할 수 없다든지 하는 상황은 없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어 "보건복지부가 트라우마 치료를 개방하고 있기에 (A군이) 그런 쪽에서 아마 치료를 받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총리실은 이날 간담회가 끝나고 낸 입장문에서 "한 총리는 이 사건 발생 직후 관련 내용을 소상하게 보고받고 안타까움을 표했다"며 "다른 유가족과 생존자들을 대상으로 상담치료 등 가능한 지원을 강화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한 총리를 본부장으로 하는 '이태원 참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가 설치 33일만인 이달 2일 운영을 종료한 탓에 범부처 지원이 미흡했던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한 총리는 중대본 해산이 누구 결정이었는지 묻는 말에 "참사 수습, 장례, 보상 등이 어느 정도 가닥을 잡았다고 생각했기에 이제 다른 조직과 기능으로 감당이 가능하겠다고 판단하고 이뤄진 것이다. 정부로서 판단한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정부도 계속 노력하고 있겠지만 국민들께서 관심을 가지고, 그런 가슴 아프고 불행한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면 적절한 지원과 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같이 힘을 합치는 노력이 간곡히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 총리는 이날 윤석열 대통령이 청와대 영빈관에서 주재한 국정과제점검회의에서 윤석열 정부 국정 성과와 청사진을 발표했다.
그는 발표와 관련 "윤 정부 '3대 개혁과제'(연금·노동·교육)는 우리 미래가 달려있고 국가가 해야 하는 일, 국민 모두에게 칭찬받는 일이 아니더라도 국가의 중장기적인 건전성과 미래 세대를 위해서는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한 총리는 일각에서 나오는 '내년 초 개각설'에 대해선 "적절한 계기에 인사권자와 협의할 것"이라면서도 "지금 한창 우리가 일하는 과정에서 개각의 수요가 있을지는 좀 더 검토를 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화물노동자 안전운임제 개선과 관련해선 "협의가 좀 더 빨리 진행돼 어떤 조치가 빨리 이뤄지기를 원하지만, 국토교통부에서 구조적인 문제 등도 같이 협의해야 할 것 같다"며 "시간이 좀 걸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노동시간 유연화와 관련, "노동시간의 탄력적 운영을 얘기하는 데는 노동자의 건강이 굉장히 중요한 우선순위다. 근로자 건강을 해칠 정도로 제도를 만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수요가 몰릴 때 일을 더 하고 여유 있을 때 쉰다는 기본적 원칙은 타당성이 있다"면서도 "중간에 적어도 11시간 정도 휴식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부연했다.
전문가들로 이뤄진 '미래노동시장 연구회'는 지난 12일 정부에 노동시간 개선 방안을 권고한 바 있다. 권고 내용을 보면 산술적으로 주 69시간 근로까지 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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