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재기업 손실 누적 고통 가중
비상경영 돌입 허리띠 조이기도
경기침체로 경영활동 선순환 삐걱
연말연시를 맞아 기획전·특가전이 한창이다. 경기침체로 인해 재고가 누적돼 기업들이 몸살을 앓는 가운데 마케팅경쟁이 불붙었다.
하지만 자금력이 약한 중소기업들은 재고 부족으로 정반대의 고통을 겪고 있다. 판매부진을 타개하기 위해선 할인·광고·끼워팔기 등 마케팅활동을 벌여 매출을 확보해야 하는데, 그 비용 마련이 어려운 것. 이들은 고금리로 인해 생산원가가 높아지면서 적정재고도 확보하지 못하는 이중고에 빠져 있다. 즉, 마케팅비용도 프로모션에 쓸 제품재고도 부족한 상황이다.
한 생활용품 기업은 판매부진이 심화되자 지난 8월부터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전 직원이 월 7일씩 무급휴업 중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8일 “지난해까진 팬데믹의 영향으로 집콕족이 늘면서 제법 성장을 했는데, 올 들어 사정이 확 나빠졌다”며 “제품재고도 부족하고 마케팅비도 마련하기 어렵다. 비상경영이 언제 종료될지 알 수 없다”고 전했다.
한 인테리어 관련 기업도 “지난해 영업손실에 이어 올해도 손실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원부자재값이 크게 올랐는데도 판매가 부진해 가격에 반영하긴 어렵다”며 “고정비라도 줄이려 가동률을 낮춘 상태라 할인용 재고도 부족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는 손익구조가 좋지 않은 소비재 기업들에 흔한 현상이다. 예금 등 현금성 자산은 물론 유보이익도 없는 상황에서 분기별 손실이 누적되면서 그 고통은 가중되고 있다. 유보이익은 배당됐다 유상증자를 통해 기업에 환원될 수 있다. 이들은 마케팅비용도 재고도 부족해 매출 확보가 더 어려워진 것이다. 이로 인해 한계기업 양산도 우려된다.
생산성본부 한 컨설턴트는 “경기침체 땐 매출은 감소하고 재고는 쌓이는 현상이 일반적”이라며 “일부는 판매부진으로 손익이 악화되면서 이자도 감당하기 어려운 경우가 적지 않다. 한계기업으로 대거 전환될 우려가 높다. 기업사회 역시 양극화의 그늘이 짙어졌다”고 진단했다. 또 이자비용도 벌지 못하는 상황인데 고금리로 인해 운영자금 차입도 어렵다. 결국 사업을 축소하거나 자산처분에 나설 수밖에 없게 되고 있는 셈이다.
회계컨설팅사 양현섭 대표는 “고금리와 고물가에 경기침체까지 겹치면서 경영활동에서 조달·생산·판매의 선순환이 삐걱거리고 있다. 기업들은 판매부진으로 인한 손익이 악화되면서 제1차로 마케팅비용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다”며 “각종 유동비용을 줄이면서 차입이나 증자를 하거나 이마저도 안 되면 긴급 자산처분을 통해서라도 현금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문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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