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탄핵 법리 검토 돌입
국정조사, 이 장관 영향력 차단
해임건의안으로 ‘명분 쌓기’
문책 여론 힘입어 탄핵 국면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발의한 더불어민주당이 탄핵소추안을 발의하는 작업에도 돌입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해임건의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 발의가 정치적으로도 민주당에 나쁠게 없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이 장관을 대상으로 한 탄핵소추안을 다음 주 발의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법리 검토를 진행 중이다. 이 장관이 탄핵 대상이 되는 법 위반 사항으로는 우선 사고 예방을 위한 사전조처를 하지 않은 점에서 재난안전기본법 위반이 거론된다. 이 장관의 행위가 정부조직법에 명시된 행안부 장관의 책임을 다히지 못했다는 직무유기도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국회 본회의를 반드시 열어 이 장관의 해임건의안을 가결하고, 그 이후에도 이 장관이 자진사퇴하지 않거나 대통령이 또다시 거부한다면, 탄핵소추안을 발의할 것”이라며 “이번 정기국회 내에 반드시 이 장관의 문책을 매듭짓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의 탄핵소추안 발의 작업은 윤 대통령이 이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거부하는 동시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당장 국정조사에서부터 이 장관의 영향력을 차단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의결되는 순간 이 장관은 헌번재판소의 탄핵심판 때까지 직무가 정지된다. 민주당은 직무정지 기간을 90일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박 원내대표는 전날 “경찰청·소방청 고위직 인사권을 쥐고 있는 이 장관이 건재한데 국정조사에서 그분들(경찰·소방 공무원)이 양심대로 증언하고 자료를 순순히 제출하겠느냐”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해임건의안과 탄핵소추안 발의를 놓고 고민하던 민주당이 먼저 해임건의안을 발의한 것을 두고 탄핵소추안 발의를 위한 ‘명분 쌓기’라는 해석이 나온다. 민주당 내부에서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더라도 해임건의 절차가 탄핵소추에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 배경이다. 탄핵소추안을 본회의에 상정하는 권한을 가진 김진표 국회의장의 정치적 부담을 덜어주는 차원에서도 ‘해임건의안 무산’이라는 명분이 필요하다.
민주당 관계자는 “탄핵을 위해서는 어느정도 명분을 쌓을 필요가 있다”며 “해임건의안을 우선 발의한 것도 탄핵으로 가기 위한 단계”라고 말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 발의가 민주당 입장에서는 정치적으로도 유리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과반 의석을 지난 민주당이 단독으로 탄핵소추안을 통과시키더라도 이 장관 문책에 대한 국민적 여론이 높기 때문에 정치적 부담은 크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다.
더욱이 이 장관 스스로 사퇴하지 않고, 탄핵 국면이 진행되는 과정 역시 민주당에 나쁘지 않은 정국이다. 이태원 참사 유족들 역시 이 장관에 대한 문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는 만큼, 이 장관의 거취를 둘러싼 여야의 대립이 지속될 수록 여론의 지지는 민주당으로 향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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