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모던 데자인’전
국가재건시기, 미술과 디자인·산업 관계 조망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해방 이후 근대화, 산업화가 한창이던 국가재건시기 미술과 디자인, 산업의 관계를 조망하는 전시 ‘모던 데자인: 생활, 산업, 외교하는 미술로’가 국립현대미술관(MMCA, 관장 윤범모) 과천에서 열린다.
전시는 지난 2020년 미술관에 기증·수집된 한홍택(1916-1994)의 작품과 아카이브, 그리고 2022년 기증된 이완석(1915-1969)의 아카이브를 중심으로 동시대 활동했던 작가들의 자료를 통해 한국근현대디자인의 태동과 전개를 조망한다. 특히 미술과 디자인이 지금과 같이 분화되기 이전, 분야를 넘나들며 활동하면서 ‘산업미술’을 새롭게 정의했던 움직임이 눈길을 끈다.
전시 제목인 ‘모던 데자인’은 1958년 개최한 ‘제2회 한홍택 모던 데자인전’에서 따왔다. 디자인이라는 용어가 일반화 되기 전, 도안, 산업미술, 생활미술, 응용미술, 장식미술과 같이 번역된 어휘가 뒤섞여 사용되었던 시대적 조건을 환기한다. 한홍택이 제작한 포장, 책표지, 도안 등 다양한 형식의 디자인은 당시 한국 생활상과 시각문화를 짐작할 수 있는 힌트를 제공한다. 사진작가 한영수(1933–1999)의 카메라에 담긴 서울 명동의 풍경은 양장을 맵시있게 차려입은 여성들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배경으로 보이는 정비되지 않은 골목과 상점의 쇼윈도, 손글씨 간판, 거리 매대의 잡지들이 생생하다. 그의 사진 한 장이 기록으로만 남은 1950~60년대를 입체적으로 불러온다.
전시는 크게 4개로 나뉜다. ‘미술과 산업: 산업미술가의 탄생’, ‘모던 데자인: 감각하는 일상’, ‘정체성과 주체성: 미술가와 디자이너’, ‘관광과 여가: 비일상의 공간으로’ 등을 통해 디자인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탐구한다. 전시의 시작과 끝을 교차하는 2층 회랑 공간에서는 동시대 그래픽 디자이너 10인/팀이 함께한 설치프로젝트 ‘데자인 시대의 표어들’(2022)을 선보인다. 산업미술가들의 기고문, 디자인정책에 관한 언술, 기자 및 논평가들이 남긴 기사 등을 통해 당시 디자인에 대한 인식과, 디자인에 요구되었던 시대적 과업 등 ‘데자인’시대 디자이너들이 맞닥뜨렸던 사회적 조건을 조망할 수 있다. 내년 3월 26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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