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케이스 누래질 일 없어요” 옥수수의 숨겨진 비밀은? [비즈360]
전북 군산 자유무역지역 내 삼양이노켐의 사업장은 국내 유일의 ‘이소소르비드’ 공장이다. 왼쪽부터 70% 솔비톨, 반응액, 증류액, 결정 용해액, 70% 이소소르비드(액체), 이소소르비드 플레이크(고체). [주소현 기자]

[헤럴드경제(군산)=주소현 기자] 전북 군산 자유무역지역 내 삼양이노켐의 사업장. 이곳에 위치한 국내 유일의 ‘이소소르비드’ 공장을 지난 16일 찾았다. 이소소르르비드를 생산하기까지 반응·증류·결정화·정제·농축·제품화 6가지 공정이 약 2만3000㎡규모의 4층 공장 여러 층과 안팎에 걸쳐진 파이프라인을 따라 진행된다.

이소소르비드는 옥수수, 콩 등 식품이나 식물을 원료로 화학제품을 만드는 ‘화이트 바이오’ 소재로 폴리에스테르(PET), 폴리우레탄, 폴리카보네이트, 에폭시 등의 플라스틱의 원료가 된다. 이소소르비드를 활용한 플라스틱은 식품용기, 자동차 내외장재, 전자제품 외장재 등으로 쓰인다.

기존의 석유 기반 소재를 바이오 소재로 대체하면서 탄소배출량을 줄일 뿐만 아니라 기능적 개선도 이뤄냈다는 게 삼양이노켐의 설명이다. 가령 폴리카보네이트의 경우 투명도가 생명으로 유리에 가깝게 구현하는 게 목적이다. 석유 소재 폴리카보네이트보다 이소소르비드 소재 폴리카보네이트가 투명도나 내열도가 더 높다. 휴대폰 젤리케이스로 활용되는 폴리우레탄 역시 기존에는 시간이 지나면 황색으로 변하는 약점이 있었으나 이소소르비드를 활용하면 황변 현상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한다.

장재수 삼양이노켐 생산기술총괄은 “처음에는 석유화학 제품이 갖고 있는 환경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화이트 바이오 개발을 시작했으나 연구를 하다보니 기능성 면에서 기존 제품보다 좋은 기능이 많아졌다”며 “가격은 다소 비싸더라도 제품 경쟁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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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군산 삼양이노켐의 이소소르비드 공장에서 액체 형태의 이소소르비드를 고체화 공정에 투입하기 위해 펌프로 끌어올리고 있다. 주소현 기자

이같은 이소소르비드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옥수수 전분을 화학적으로 가공한 솔비톨이 원료가 된다. 먼저 순도를 높이기 위해 지름 3미터의 반응기 3개에 나눠 5~6시간 반응 공정을 한다. 이후에는 모든 공정은 순환식이다. 증류 공정에서 끓는 점에 따라 이소소르비드 제품과 원하지 않는 부산물을 분리한다. 증류 공정을 거치면 순도 95% 이상의 이소소르비드가 된다. 이후에는 용매에 이소소르비드를 녹인 후 온도를 낮추는 결정화 공정이다.

결정화된 순수한 이소소르비드를 탈수기 원리와 비슷한 원심기에 돌려 결정에 묻은 소량의 용매들을 날리고, 이후 건조 과정을 통해 순도를 더욱 높인다. 그 다음은 정제 공정으로 이 과정을 지나면 이소소르비드의 색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100만분의 1 단위의 불순물까지 제거한다. 이후에 제품화하기 위해 필요없는 물 등을 날려보내는 농축 공정을 거쳐 제품화 단계다. 고객사의 요구에 따라 70% 수용액으로 된 액체 상태 이소소르비드는 탱크로리로 출하되고, 플레이크(고체) 형태의 이소소르비드는 약 10m 길이의 냉각 벨트에서 고체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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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군산 삼양이노켐의 이소소르비드 공장에서 액체 형태의 이소소르비드를 고체화하는 공정. 주소현 기자

공정에 투입된 솔비톨이 이소소르비드로 나오기까지는 300여개의 설비를 거쳐 24시간이 소요된다. 연간 약 4만t의 솔비톨을 투입하면 1만5000t의 이소소르비드를 생산할 수 있다. 현재 국내에서 이소소르비드 상업화 생산이 가능한 기업은 삼양이노켐이 유일하다. 전세계적으로도 프랑스 로케뜨(ROQUETTE) 뿐이다. 삼양이노켐은 이번 공장 준공을 계기로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 공급을 확대해 친환경 사업의 해외 매출 비중을 지속적으로 늘려 나간다는 전략이다. 향후 설비 효율화와 증설 투자를 통해 2025년까지 연산 4만t 규모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은 이날 준공식 환영사에서 “이소소르비드를 개발하고 연구해온 과정에서 많은 어려운 일이 있었지만 친환경 화이트바이오 사업은 반드시 해야하는 일”이었다며 “바이오매스 기반의 친환경 소재 개발에 이어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확보하게 되어 기쁘고 영광“이라고 밝혔다. 또한 “향후 화이트바이오 시장의 성장에 발맞춰 이소소르비드 공장의 증설을 추진하여 지역경제 활성화와 함께 저탄소 산업 생태계 조성에 기여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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