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이후 첫 대입수능
참사 심리상담 건수 3187건
현장서 직접 목격 안 해도
뉴스·SNS 등 통해 간접경험
가벼운 두통서 환청·환시까지
“사람 모이는 것만으로도 무서워”
전문가 “멘탈관리·치료 병행을”
오는 17일 실시되는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코앞으로 다가운 가운데, 일부 수험생들이 이태원 참사 트라우마를 호소하고 있어 자칫 수능에 악영향이 우려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어 수험생들의 시름은 더욱 커져만 가고 있다.
15일 헤럴드경제 취재에 따르면, 국립정신건강센터 국가트라우마센터 이태원 참사 심리상담 건수는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3일까지 총 3187건으로 집계됐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와 현장에 있던 시민들 대부분이 수험생이 속한 10·20대인 만큼, 이태원 참사 수험생에게 직·간접적으로 트라우마를 남긴 것으로 분석된다.
트라우마는 다양한 방식으로 나타난다. 가벼운 두통과 악몽을 꾸는 것부터 불면증, 우울증, 불안장애, 식이장애, 환청, 환시까지도 나타난다. 이태원 참사를 직접 겪거나 목격하지 않더라도, 뉴스·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현장의 모습을 사진·영상으로 접할 경우 트라우마가 생길 수 있다.
이태원 참사를 겪은 수험생 김진욱(18) 군은 “교실에 사람들이 모이는 것만으로도 무섭다”며 “수험생을 수송하는 경찰차의 사이렌소리만 들어도 참사 당일이 떠올라 고통스럽다”고 호소했다.
수험생 박세희(19·여) 씨는 “유튜브를 통해 이태원 참사 현장을 봤는데, 숨을 거두신 분들의 모습이 그대로 노출됐고 사람들의 비명소리 등이 생생하게 전달됐다”며 “그 후로 혼자 있을 때면, 그 장면이 머리에 떠나지 않고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고 털어놨다.
고등학교 교사인 최민재 씨는 “수능 전에는 시험을 치르기 위해 트라우마 치료도 멈추는 경우가 많다. 수능이 끝난 뒤에야 고통이 몰려와 치료를 받는 학생들도 많을 것으로 보인다”며 “성인들도 힘든데 아이들은 오죽하겠느냐”고 우려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이태원 참사 등 수능 직전 멘탈 관리에 방해되는 SNS는 차단할 필요가 있다”며 “개인뿐만 아니라 수험생 가족 구성원 모두 이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서울시교육청은 피해자가 발생한 학교에 집중 심리 지원을 추진한다. 해당 학교에 특별상담실을 설치해 위기 학생의 심리를 검사하고 상담을 진행하는 한편, 부상자 및 이태원 인근 학교의 요청이 있을 경우 위 센터 상담 인력이 우선 지원될 예정이다. 정신과 치료나 심리상담을 받는 학생에겐 1인당 최대 200만원의 치료비가 지원된다.
학생들이 심리 위기를 직접 표출하는 경우는 드물어 이를 알아채는 교사와 학부모의 역할이 강조된다. 교육청에 따르면 재난 후 3~7일 이내는 ‘급성기’로, 얼핏 침착해 보이기도 해 심리적 피해를 파악하기 어려울 수 있다.
교육청은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트라우마 신호로 ▷사건을 떠올리면서 수면과 섭식 등의 기본적인 자기돌봄을 하지 않음 ▷초조, 혹은 심각한 불안 ▷타해나 자해 또는 자살에 대한 위험이 감지될 때 등을 언급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트라우마 반응은 비정상적인 사건에 대한 정상적 반응”이라며 “트라우마 초기에 나타나는 반응들은 충분히 자연스러운 반응이며 이러한 반응이 왜 생겨나는지에 대해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심리적 후유증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최근 코로나19가 재확산되고 있어 이에 대한 각별한 주의도 필요하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7만2883명으로 전주 동일 대비 1만610명 늘었다. 확진자가 7만명대를 기록한 건 지난 9월15일 이후 2달 만이다.
채상우·김희량·박혜원 기자
123@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