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민상식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첫 동남아 순방에 동행한 부인 김건희 여사가 현지 병원 방문 등 독자 행보를 한 것을 두고 잡음이 불거지고 있다.
야권에선 "왜 정상 배우자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았나"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김 여사가 선천성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아이를 안고 있는 모습을 두고선 오드리 헵번을 따라한 것이란 주장도 나왔다.
김 여사는 12일(현지시각)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심장 질환을 앓고 있는 A(14)군의 집을 찾았다. 사실 이날 김 여사는 정상회의에 동행한 정상 배우자 프로그램으로 앙코르와트 사원에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사원 일정 대신 A군의 소년의 집을 찾았다.
A군은 전날 김 여사가 방문한 헤브론의료원에서 2018년 심장 수술을 받았다. A군은 김 여사가 헤브론의료원에서 어린이들을 만난다는 소식을 듣고, 참석하려 했지만 최근 뇌수술을 받고 회복 중이어서 오지 못했다고 한다. 이 사연을 접한 김 여사가 사원 일정 대신 A군의 집을 직접 방문한 것이다.
일각에선 김 여사가 사진 구도, 옷차림 등 오드리 헵번의 사진을 따라한 게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오드리 헵번 사진은 1992년 소말리아 바이도아 소재 유니세프(유엔아동기금) 급식센터에서 촬영됐다. 사진에서 그는 서 있는 상태에서 영양실조 아동을 안고 있다.
야권 성향의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는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각국 정상 배우자들은 회의 주최 국가의 의사를 존중하여 앙코르와트를 단체로 방문했는데, 대한민국 대통령 부인인 김건희만 혼자서 심장병 앓는 아이를 만나 오드리 헵번 코스프레를 했다”며 “캄보디아를 위한 것이 아니라 김건희 자신의 이미지를 세탁하기 위한 행보”라고 비판했다.
김진애 전 국회의원 역시 “대통령 배우자가 공식 일정을 거부한 게 외교 현장에서 가당하냐. 무슨 사진을 이렇게 많이 뿌리냐. 영부인은 공적 신분이지 셀럽이 아니다”라고 했다.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 출신 김연주 시사평론가는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태원 참사 등) 국내 상황을 고려해 앙코르와트를 방문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판단을 내리고, 우리 의료진이 일하고 있는 의료원을 방문, 환아를 격려하고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 왜 비판받을 일인가"라고 적었다.
김 평론가는 이어 “혹자는 봉사 활동을 했던 배우 오드리 헵번의 이미지로 연출한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국제구호단체의 친선 대사를 지냈던 배우 김혜자씨, 정애리씨도 같은 구도의 사진이 여러 장 나와 있으니 참고하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