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거래량 하락 속에서 2030 비중 증가
‘노도강’ 2030 매입 비중 최대 57.5%까지 늘어
생애최초 LTV 규제 완화 등 영향 미친 듯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고금리 영향 탓에 줄어들었던 2030의 아파트 매입 비중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정부의 생애최초 주택 구입에 대한 대출 한도 확대 조치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오는 상황에서, 20대와 30대의 서울 아파트 매입 비중은 전체 거래량의 1/3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9월 2030의 서울 아파트 매입 건수는 모두 297건으로 전체 거래량(856건) 대비 34.7%에 달했다. 지난 8월 28.6%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증가한 수치로, 지난 5월(37.4%) 이후 넉 달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2030은 급격한 부동산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서울 아파트 매입 비중이 점차 증가했었다. 지난 4월에는 절반에 가까운 42.3%까지 매입 비중이 치솟았는데, 이후 고금리에 따른 대출 이자 부담 증가 탓에 비중이 급격히 감소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그간 2030의 이른바 ‘영끌’ 투자가 집중됐던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지역의 매입비중이 크게 증가했다. 최근 아파트값 하락폭이 큰 노원구와 도봉구는 2030 매입 비중이 지난 8월 각각 24.4%, 38.2%에서 9월에는 46.7%, 57.7%로 확대됐다. 특히 도봉구의 지난달 2030 매입 비중은 한국부동산원이 연령대별 매매거래 조사를 시작한 2019년 이후 월별로 역대 최대다.
강북구는 지난 9월 2030 매입비중이 44.4%로 2020년 10월(54.1%) 이후 1년11개월만에 가장 높았고, 역시 최근 아파트값 약세가 이어지고 있는 서대문구는 9월 2030 비중이 68.4%에 달해 조사 이래 최대였다.
마포구도 지난 7월과 8월 각각 31.6%, 21.7%였던 2030 매입 비중이 지난 9월 다시 47.6%로 높아졌다. 강남권에서는 최근 잠실 등에서 직전 최고가 대비 6억∼7억원 떨어진 가격에 거래가 이뤄진 송파구가 7월 28.3%, 8월 26.5%에서 9월에 다시 37.8%로 높아졌다.
감소세였던 2030 비중이 다시 높아진 배경으로는 생애최초 주택구입자를 대상으로 금융 규제를 일부 완화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지난 8월부터 생애최초 주택 구매자에 대해 주택 소재지나 주택가격에 상관없이 LTV(주택담보대출비율) 상한을 80%까지 상향하고, 대출한도는 기존 4억원에서 6억원으로 확대했다. 그러나 최근 금리 인상폭이 가파르고, 생초자에게도 예외 없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적용되고 있어 금융규제 완화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도 많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전체 거래량이 떨어진 것이 2030의 매입 비중을 높였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 도봉구의 지난 9월 아파트 거래량은 총 26건으로 올해 들어 1월(26건)과 함께 월별 최저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20대 이하 2건, 30대 이하 13건 등 15건을 2030세대가 매입했다.
한편, 인천 아파트의 2030세대 매입 비중은 7월 33.3%, 8월 34.9%에서 9월에는 32.9%으로 낮아졌고, 경기도는 8월 31.1%에서 9월 32.3%로 다소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