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 핼로윈을 앞둔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일대 압사 참사로 30일 오전 10시 현재 151명이 사망했다. 이가운데 외국인은 19명이다.
사망자 45명은 서울 용산구 원효로 다목적체육관에 안치됐다. 나머지 100여 명은 병원으로 옮겨진 뒤 사망판정을 받았다. 소방당국은 사망자의 신원 확인 작업을 진행 중이다. 당국은 사상자가 추가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복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아비규환'인 사고 현장을 담은 영상이 퍼지고 있다. 영상에는 대규모 인파 속으로 소방대원들이 진입해 심폐소생술을 하는 모습이 보인다. 일부 영상에서는 거리에 의식을 잃고 쓰러진 여성들도 대거 포착됐다.
수많은 인파들로 아수라장이 된 현장에서 다치지 않는 시민들은 심폐소생술에 안간힘을 쓰며 구조에 나섰다. 또 이태원역 앞 차도에는 비닐 등으로 얼굴을 덮은 사람들이 수십명 누워 있는 사진도 올라왔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실화냐" "날벼락 같은 소식에 너무 슬프다" "내 나라 명절도 아니고 저길 대체 왜 가나" "언제부터 할로윈을 축제로 즐겼나" "소름 끼친다" "믿기지가 않는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사고 현장에서 다리를 다친 20대 남성 김모 씨는 "밤 10시 30분쯤부터 사람이 밀려나기 시작하다가 10시 40분부터 앞쪽에서부터 사람이 넘어져 사람이 5∼6겹으로 쌓였다"고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바로 눈앞에서 사고를 목격하거나 도로에서 수십 명이 CPR을 받는 모습을 본 시민들은 충격을 받은 나머지 발걸음도 떼지 못했다.
사고 현장을 목격한 한 20대 여성은 "사람들이 층층이 쌓여 마치 무덤처럼 보였다. 어떤 사람들은 서서히 의식을 잃었고 몇몇은 죽은 것처럼 보였다"며 울음을 그치지 못했다.
이 여성의 친구도 "주변 사람들이 안간힘을 다해서 제일 밑에 있던 사람부터 빼냈지만, 워낙 위에 쌓인 사람이 많아서 구조가 제대로 안된 것 같다"며 "벽을 타고 위로 올라가 살아남은 사람들도 있었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이모(30) 씨는 "밤 9시쯤 해밀톤호텔 뒷골목을 지나다가 인파에 밀려나 죽을 뻔했다"며 "사고가 발생한 직후에도 통제가 안 돼 환자들을 사람들이 지켜보기만 했다"고 전했다.
소방당국은 29일 오후 10시20분부터 11시30분까지 호흡곤란 등으로 인한 구조신고가 81건 접수됐다고 전했다.
30일 오전 1시 현재 인근 병원 응급실로 이송된 심정지 상태 환자는 총 21명으로, 대부분 20대 여성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중에는 10대 여성도 1명 포함됐다.
이들은 순천향대병원과 국립중앙의료원, 이대목동병원, 강북삼성병원, 서울성모병원, 중앙대병원, 서울대병원, 여의도성모병원 등에 나뉘어 이송된 상태다.
윤석열 대통령은 30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긴급 상황점검회의를 주재했다. 윤 대통령은 회의에 앞서 두 차례 긴급지시를 통해 모든 관계부처 및 기관에 신속한 구급 및 치료를 실시하라고 지시했다.
현장에서는 서울소방재난본부장이 구조를 지휘하고 행안부 장관도 현장에 도착해 상황을 파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