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억대 연봉 버는 인기 유튜버 모시려 난리”
한 해 수십억원의 수입을 올리는 인기 유튜버들이 이제는 금융권에서도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최근 은행들은 고액 자산가 대열에 합류한 젊은 유튜버들을 고객으로 모시기 위해 각종 서비스를 출시하며 경쟁을 벌이고 있다.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국세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미디어콘텐츠 창작업’을 하는 이들 중 상위 1%의 연평균 매출액이 12억7035만원, 소득액은 9억5788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근로소득자 상위 1%(2억8560만원)보다 월등히 높다.
상위 10%로 넓혀도 크리에이터들의 연평균 소득액은 3억613만원에 달한다. 여기에는 개인 계좌로 받는 후원금이 제외돼 실제 소득은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통적인 고소득자들을 VIP 회원으로 유치하는 데 집중해왔던 은행권은 최근 신흥 부자로 떠오른 젊은 유튜버들을 겨냥해 신규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신한은행은 구글로부터 매달 광고비를 받는 인기 유튜버들을 위해 ‘인플루언서 자동입금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유튜버들은 매달 21~22일 계좌를 통해 구글로부터 광고비를 달러로 송금받는다. 광고비를 수령하려면 직접 은행 영업점을 방문해 관련 서류를 반드시 제출해야 한다.
신한은행은 이러한 번거로움을 덜어주기 위해 유튜버가 자사 모바일뱅킹 앱에서 거래 목적이 광고비 수령임을 확인하고 신청하면 영업점 방문이나 별도 서류 없이 자동으로 지정 계좌로 돈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앞서 우리은행도 크리에이터를 우대하는 전용 통장을 출시했다. 유튜버들에게 달러로 지급되는 광고비를 수령할 때 타발송금 수수료를 면제해주고, 환율을 80%까지 우대하는 혜택을 제공해 관심을 모았다. 우리은행에 따르면 ‘우리 크리에이터 우대 통장’ 가입자 중 30대가 41%로 가장 많고, 20대가 27%를 차지했다. 20~30대가 약 70% 달하는 셈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020년 유튜브 크리에이터 도티를 비롯해 주호민, 이말년 등이 소속된 샌드박스네트워크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를 계기로 크리에이터이 안정적으로 자산을 관리할 수 있도록 관련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한다.
국내에서 크리에이터의 위상이 이전과 달라진 만큼 금융권이 발빠르게 나서서 유튜버들을 위한 전용 상품들을 경쟁적으로 출시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상위 1%의 유튜버들은 통상 구글로부터 매달 수십억원에 달하는 광고비를 달러로 정산받는 만큼 은행 입장에서는 고소득 고객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