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실무 총괄…석방 이후 작심 발언 이어가
‘정진상에 자금 전달’…자금 흐름 진술 주목
‘김문기 몰랐다’ 이재명 재판에도 영향
김용, 정진상 증거인멸교사 혐의 추가될 수도
[헤럴드경제=좌영길·유동현 기자]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성남시장으로 재직하던 시절부터 측근으로 꼽혀온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석방된 이후 작심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향후 수사는 자금 흐름 입증에 초점이 맞춰지지만, 유 전 본부장의 진술 역시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장동 개발사업 과정에서 ‘화천대유’ 측에 특혜를 주고 대가성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된 유 전 본부장은 24일 서울 서초동 법원종합청사로 출석했다. 유 전 본부장은 이 대표가 대선자금 관련 지시를 직접 했는지, 돈의 실제 사용처에 대해 아는지 등 취재진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법정으로 향했다. 다만 유 전 본부장은 법정 밖에서 자금 관련 의혹에 대해 구체적 진술을 내놓고, 당시 수사를 책임졌던 검사장과의 유착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해 대장동 개발 의혹이 불거지자 ‘정진상 정도는 돼야 측근’이라며 유 전 본부장과의 연관성을 부인했지만, 유 전 본부장의 이력을 감안하면 이 대표와의 업무 연관성을 부인하기 어렵다. 유 전 본부장은 구속된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함께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발탁한 대장동 개발 핵심 인사로 꼽힌다. 분당의 한 아파트 리모델링 추진위원회 조합장이었던 유 전 본부장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에 당선하면서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으로 발탁됐고, 2015년에는 사장 직무대행을 맡았다. 이 전 지사가 경기도지사가 되면서 2018~2021년 경기관광공사 사장을 지냈다. 분당 리모델링추진연합회 회장이었던 김 부원장은 2014~2018년 성남시의회 의원으로 활동했고 2018~2019년 경기도 대변인, 2021년 더불어민주당 대통령선거대책 총괄본부 부본부장을 지냈다.
대장동 사업자들로부터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유 전 본부장은 구속기한 만료로 석방된 직후부터 연일 작심 발언을 이어가는 상황이다. 특히 2014년 정진상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김 부원장에게 자금을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대표를 궁지에 몰고 있는 상황이다. 이 시기는 이 대표가 성남시장 재선을 준비하던 시점이었다. 반면 정 실장은 이러한 보도가 나오자 민주당 공보국을 통해 입장문을 내고 “일고의 가치도 없는 허구 그 자체”라며 전면 부인했다.
하지만 유 전 본부장은 대장동 개발사업자인 남욱 변호사 측 자금이 정민용 변호사로 전달된 장소를 구체적으로 지목했고, 검찰은 이 진술에 부합하는 CCTV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에 따르면 김 부원장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공모해 지난해 4~8월 20대 대통령 선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로부터 4회에 걸쳐 불법 정치자금 8억47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러한 정황을 뒷받침할 자금 흐름에 관한 물증을 다수 확보했다. 이러한 물증 외에 대장동 개발의혹 실무책임자였던 유 전 본부장이 계속 진술을 쏟아낼 경우 이 대표에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대선자금 수사 외에도 이미 기소된 이 대표 재판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유 전 본부장은 작고한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이 대표가 실제 아는 사이였는지 증언할 수 있는 유력한 인물이다. 이 전 대표는 대선 과정에서 김 전 처장과 아는 사이가 아니었다고 허위사실을 주장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정 실장과 김 부원장은 지난해 유 전 본부장의 주거지에 대한 검찰 압수수색 직전 통화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기도 했다. 유 전 본부장이 어떤 진술을 하느냐에 따라 증거인멸 교사 혐의가 두 사람에게 추가로 적용될 수도 있다. 유 전 본부장은 당시 전화기를 건물 창밖으로 던졌고, 당시 수사팀은 이러한 사실을 부인했지만 경찰에 의해 버려진 전화기가 확보되면서 증거 인멸 시도는 물론 부실수사 지적이 이어졌다.
유 전 본부장이 대장동 개발사업 실무를 총괄했던 핵심 인물인 만큼, 이명박 전 대통령 수사 때 결정적 증인이었던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과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대통령 당선인으로, BBK와 다스 비리로 검찰과 특검 수사를 모두 받았던 이 전 대통령은 퇴임 이후 자신의 ‘금고지기’로 불렸던 김 전 기획관이 결정적 진술을 내놓으면서 결국 구속되는 처지에 놓였다. 유 전 본부장 역시 대선이 끝나고, 자신이 석방되는 시기에 맞물려 작심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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