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실무 총괄...석방후 작심 발언 이어가

‘정진상에 자금 전달’...자금 흐름 진술 주목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지난 20일 석방되자마자 작심 발언을 쏟아내며 파장을 일으킨 유 전 본부장은 이날 기자들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법정으로 들어갔다. [연합]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지난 20일 석방되자마자 작심 발언을 쏟아내며 파장을 일으킨 유 전 본부장은 이날 기자들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법정으로 들어갔다. [연합]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성남시장으로 재직하던 시절부터 측근으로 꼽혀온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석방된 이후 작심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향후 수사는 자금 흐름 입증에 초점이 맞춰지지만, 유 전 본부장의 진술 역시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장동 개발사업 과정에서 ‘화천대유’ 측에 특혜를 주고 대가성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된 유 전 본부장은 24일 서울 서초동 법원종합청사로 출석했다. 유 전 본부장은 이 대표가 대선자금 관련 지시를 직접 했는지, 돈의 실제 사용처에 대해 아는지 등 취재진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법정으로 향했다. 다만 유 전 본부장은 법정 밖에서 자금 관련 의혹에 대해 구체적 진술을 내놓고, 당시 수사를 책임졌던 검사장과의 유착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해 대장동 개발 의혹이 불거지자 ‘정진상 정도는 돼야 측근’이라며 유 전 본부장과의 연관성을 부인했지만, 유 전 본부장의 이력을 감안하면 이 대표와의 업무 연관성을 부인하기 어렵다. 유 전 본부장은 구속된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함께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발탁한 대장동 개발 핵심 인사로 꼽힌다. 분당의 한 아파트 리모델링 추진위원회 조합장이었던 유 전 본부장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에 당선하면서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으로 발탁됐고, 2015년에는 사장 직무대행을 맡았다. 이 전 지사가 경기도지사가 되면서 2018~2021년 경기관광공사 사장을 지냈다. 분당 리모델링추진연합회 회장이었던 김 부원장은 2014~2018년 성남시의회 의원으로 활동했고 2018~2019년 경기도 대변인, 2021년 더불어민주당 대통령선거대책 총괄본부 부본부장을 지냈다.

대장동 사업자들로부터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유 전 본부장은 구속기한 만료로 석방된 직후부터 연일 작심 발언을 이어가는 상황이다. 특히 2014년 정진상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김 부원장에게 자금을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대표를 궁지에 몰고 있는 상황이다. 이 시기는 이 대표가 성남시장 재선을 준비하던 시점이었다. 반면 정 실장은 이러한 보도가 나오자 민주당 공보국을 통해 입장문을 내고 “일고의 가치도 없는 허구 그 자체”라며 전면 부인했다.

하지만 유 전 본부장은 대장동 개발사업자인 남욱 변호사 측 자금이 정민용 변호사로 전달된 장소를 구체적으로 지목했고, 검찰은 이 진술에 부합하는 CCTV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에 따르면 김 부원장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공모해 불법 정치자금 8억47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러한 정황을 뒷받침할 자금 흐름에 관한 물증을 다수 확보했다. 이러한 물증 외에 대장동 개발의혹 실무책임자였던 유 전 본부장이 계속 진술을 쏟아낼 경우 이 대표에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대선자금 수사 외에도 이미 기소된 이 대표 재판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유 전 본부장은 작고한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이 대표가 실제 아는 사이였는지 증언할 수 있는 유력한 인물이다. 이 전 대표는 대선 과정에서 김 전 처장과 아는 사이가 아니었다고 허위사실을 주장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정 실장과 김 부원장은 지난해 유 전 본부장의 주거지에 대한 검찰 압수수색 직전 통화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기도 했다. 유 전 본부장이 어떤 진술을 하느냐에 따라 증거인멸 교사 혐의가 두 사람에게 추가로 적용될 수도 있다. 유 전 본부장은 당시 전화기를 건물 창밖으로 던졌고, 당시 수사팀은 이러한 사실을 부인했지만 경찰에 의해 버려진 전화기가 확보되면서 증거 인멸 시도는 물론 부실수사 지적이 이어졌다.

유 전 본부장이 대장동 개발사업 실무를 총괄했던 핵심 인물인 만큼, 이명박 전 대통령 수사 때 결정적 증인이었던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과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대통령 당선인으로, BBK와 다스 비리로 검찰과 특검 수사를 모두 받았던 이 전 대통령은 퇴임 이후 자신의 ‘금고지기’로 불렸던 김 전 기획관이 결정적 진술을 내놓으면서 결국 구속되는 처지에 놓였다. 유 전 본부장 역시 대선이 끝나고, 자신이 석방되는 시기에 맞물려 작심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좌영길·유동현 기자


jyg9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