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니 자주 거르면 인지기능 ↓ 스트레스 ↑
설탕 등 정제 탄수화물 더 찾아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일이 바쁘거나 살을 빼야 한다는 등 다양한 이유로 끼니를 거르는 이들이 많다. 식사 거르기를 단순하게 여길 수 있으나, 이는 우리 몸에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일이다. 음식은 우리 몸에 에너지를 공급하므로 신체와 정신건강을 포함해 모든 부분이 영향을 받는다.
먹지 않으면 뇌 세포도 달라진다…인지기능 저하
식사를 거르는 일이 반복적이고 장기적으로 이뤄진다면 뇌에도 변화가 생긴다는 연구가 정신의학 분야에서 세계적 권위를 가진 국제학술지에 실렸다. 지난 5월 생물정신의학회(Biological Psychiatry)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신경성 식욕부진증(AN), 일명 거식증이라 불리는 685명의 여성 환자와 건강한 여성 대조군의 뇌를 비교분석한 결과, 거식증 환자의 뇌는 피질 두께가 상당히 적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뇌 세포의 손실 또는 뇌 영역 간의 연결이 부족될 수 있음을 의미하며, 생각하고 결정하고 계획하는 등 우리의 인지 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뜻이다. 연구진은 “영양이 부족해지면 우리 몸은 저장되어 있는 수분과 지방, 근육 및 뼈를 사용할 뿐 아니라 뇌 신경 세포의 크기와 양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이러한 변화는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하면 회복할 수 있다.
짜증나고 스트레스 높아져…정신건강의 변화
인지 기능 뿐 아니라 정신건강도 영향을 받는다. 국제 환경연구 및 공중보건저널(2018)에 실린 스페인 알리칸테 대학교 연구에 따르면, 527명의 스페인 청소년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아침 식사를 거르는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스트레스 수준과 우울한 감정이 높았다. 너무 오랫동안 먹지 않으면 혈당이 떨어지고 신체가 코티솔 호르몬(스트레스 호르몬)생성을 시작하라는 신호를 보내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높아지고 짜증이나 불안해지기 쉽다는 분석이다.
설탕 등 정제 탄수화물을 더 먹는다…폭식 위험
장시간 음식을 먹지 않으면 변비나 메스꺼움, 기력부족 등의 신체적 증상과 함께 단 음식이나 정제 탄수화물 음식에 대한 식욕 또한 커진다. 이러한 식욕이 커지게 될 경우, 이후 폭식증 등의 식이 장애로 이어지기도 쉽다.
체중관리도 방해한다. 박초롱 부산365mc영양사는 “종일 굶다가 하루 1끼를 마음대로 먹는 등 불규칙하게 식사를 할 경우, 인슐린의 균형이 깨져 식욕을 억제하기 힘들고 오히려 지방이 쉽게 비축되는 상황이 자주 일어나게 된다”며 “쉽게 살이 찌고 요요현상을 겪을 확률도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