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검출에 필요한 ‘대사체 표준품’ 전량 수입 의존

국내 개발 목소리 커지지만…국과수 인력부족 호소

합성대마 확산 가속도…심장마비로 돌연사할 수도

액상 전자담배 이미지(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없음).[게티이미지뱅크]
액상 전자담배 이미지(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없음).[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마약범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일부 신종 마약의 경우 투약을 하더라도 검출이 되지 않아 단속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확인됐다. 마약 검출에 사용되는 ‘대사체 표준품’이 없기 때문이다. 담당기관인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은 인력 부족으로 대사체 표준품 개발 등이 어렵다며 인력 증원을 호소하고 있다.

21일 헤럴드경제 취재에 따르면 국과수가 파악한 신종 합성 대마 500여 종 중 검출 가능한 규모는 30여 종으로, 약 5%에 불과하다.

검출을 위해서는 ‘대사체 표준품’이 필요하다. ‘대사체’란 마약이 몸 안에 들어가 분해되면 나오는 부산물로, 대사체 표준품은 이를 정리한 자료를 의미한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대사체 표준품이 없어 전량 미국 등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외국에서도 생산되는 종류 자체가 적기 때문에 마약 검출에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때문에 국내에서도 대사체 표준품을 자체 제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담당기관인 국과수는 인력 부족으로 대사체 표준품 개발에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국과수 관계자는 “현재 담당인력이 16명에 불과해 이 인력으로는 대사체 표준품이나 이를 가지고 시험을 할 시험체 개발을 하기가 불가능하다”며 “이마저도 2명을 충원한 상황으로 인력 충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이유로 합성 대마를 하더라도 단속에 걸리는 경우는 극히 드물어 마약 확산의 주범으로 지적되고 있다. 합성 대마의 경우 액상 형태로 전자담배로 투약할 수 있어 투약방법이 쉽고 외관상 티가 나지 않아 확산속도는 더욱 빠르다. 또한 합성 대마는 일반 대마에 비해 환각 효과가 5배 이상 강해 더 많은 사람이 합성 대마에 손을 대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14일에는 광주본부세관이 전자담배로 둔갑시킨 시가 10억원 상당의 합성 대마를 유통한 동남아인 2명을 검찰에 송치했다. 광주세관은 8월에도 3억7000억원 상당의 합성 대마를 국내에 유통한 내국인 2명을 검거한 바 있다.

합성 대마를 투약하는 사람 사이에서는 ‘검출이 되지 않는 만큼 건강에 큰 문제가 없다’는 잘못된 정보가 퍼지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합성 대마는 심장 부정맥을 일으켜 돌연사할 가능성이 크다.

최상길 국과수 독성화학과장은 “마약을 하고도 걸리지 않는 상황이 되풀이되고 있으며, 신종 합성 마약이 빠르게 등장하고 있는 만큼 이런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며 “손을 쓸 수 없어 답답한 마음뿐”이라고 토로했다.


123@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