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환경영향평가부터 스크리닝제 도입
부실 평가 논란 속 국책사업 속도 올릴듯
김영진 “환경부가 개발사업에 앞장선 꼴”
환경영향평가 실시 여부를 사전에 판단하는 ‘환경영향평가 스크리닝제(사전검토제)’가 도로건설, 산업단지 조성, 에너지개발 등 정부가 추진하는 국책 사업부터 도입된다. 현재는 사업면적 25만㎡(도시개발) 등 기존에는 민간과 정부가 추진하는 개발사업이 일정 규모를 넘기면 무조건 환경영향평가를 받아야 한다. 통상 1년 정도 걸리는 환경영향평가를 사실상 면제 받을 길이 열리며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대규모 국책 사업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다만 야당과 환경 전문가를 중심으로 공공개발 사업에 대한 환경영향평가 면제 논란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11일 더불어민주당 김영진 의원이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환경부는 ‘환경영향평가제도 내실화 연구용역’을 통해 제안된 내용을 토대로 사전검토제를 ‘전략환경영향평가 정책계획’부터 시작해 단계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현행법상 환경영향평가는 일반환경영향평가, 전략환경영향평가, 소규모환경영향평가로 나뉜다. 민간이 추진하는 개발사업이 아닌, 정부가 공공개발을 위해 세운 정책계획을 대상으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는 조사가 전략환경영향평가다.
환경부는 환경영향평가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사전검토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사전검토제를 도입하기 전에 환경영향평가 자체의 실효성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간이든 정부든 사업 주체 스스로가 개발로 인한 환경 피해 여부 등을 조사해 평가서를 작성하는 상황에서 환경영향평가가 형식적인 절차로 전락했다는 것이다.
그간 환경영향평가가 진행된 사업과 계획들은 대부분 심사를 통과했다. 전략환경영향평가의 경우 지난 10년간 2019년(93.6%)를 제외하고 매년 95% 이상의 동의율(조건부 포함)을 나타냈다.
홍석환 부산대 조경학과 교수는 “행정적인 인력과 비용 등을 고려하면 사전검토제 도입으로 환경영향평가의 효율성을 높일 필요가 있지만, 기존 평가의 부실을 바로잡는 것이 우선”이라며 “외부에서 문제 제기가 없을 경우 대부분 환경영향평가를 통과하고 있는데 면제까지 확대해 준다는 것은 환경영향평가 자체를 무의미하게 만드는 셈”이라고 말했다. 야당에서도 정부가 추진하는 사전검토제에 대한 우려가 높다. 환경 보호를 강화해야 할 환경부가 오히려 개발사업에 면죄부를 주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김영진 의원은 “전략환경영향평가부터 사전검토제의 도입을 고려하는 것은 공공개발을 환경보호보다 앞장세우는 꼴이 될 수 있다”며 “환경보호를 위해 앞장서야 할 환경부가 개발 사업에 앞장서는 것은 아닌지 환경부는 되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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