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노쇼’ 1심 판결 승소 의미

법원 “인수합병 계약 유효” 판결

단순변심 따른 매각 불이행 제동

홍원식 회장 지분 53% 넘겨줘야

한앤코, 피해배상 소송 예고도

남양유업 “즉시 항소할 계획”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 가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일가와 맺 은 주식매매계약(SPA) 이행 관련 소 송에서 승소하며 인수합병(M&A)을 추진한 지 1년반만에 남양유업 인수 를 눈앞에 두게 됐다.

22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0부 는 한앤코가 지난해 5월 홍 회장 등과 맺은 SPA가 법적 효력이 있다며 한앤 코의 손을 들어줬다. 이로써 일명 홍 회장의 ‘M&A 노쇼’로 벌인 법정공방 이 막을 내리며 홍 회장은 계약대로 남양유업의 지분 53%를 한앤코에 넘 겨 줘야 한다.

홍 회장은 백미당 분사, 오너일가 예우 등의 선행조건을 한앤코가 이행 하지 않아 계약이 효력을 잃었다고 주 장했다. 특히 로펌 김앤장의 ‘쌍방자문’을 문제 삼으며 매각을 위한 대전 제가 이뤄지지 않는 등 한앤코에 유리 하도록 계약이 맺어졌다는 것이다. 이에 법원은 “홍 회장 측의 선행조 건, 쌍방자문 등의 주장을 모두 받아 드릴 수 없다”며 “홍 회장 등은 한앤 코와 맺은 계약을 조속히 이행해야한 다”고 밝혔다.

한앤코는 “남양유업의 임직원, 소 액주주, 대리점, 낙농가 등이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다”며 “경영 정상화가 이뤄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앤코는 홍 회장 측의 계약 불이행 으로 입은 손실에 대해 조만간 피해 보상 소송도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법원은 세 차례의 가처분 소 송에서도 한앤코의 승소를 결정하며 홍 회장 측의 논리가 힘을 잃은 모습 이었다. 본안 소송에서 계약의 주체인 홍 회장과 한상원 한앤코 대표이사가 증인으로 출석하는 등 뜨거운 법정공방에도 결론은 계약은 유효하다는 판결이다. 홍 회장 측은 이날 판결에 불복하고 곧바로 항소했다.

남양유업은 “가업으로 물려받은 회사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쌍방대리 행위 등으로 매도인 권리를 제대로 보호받지 못했다”며 “원고 측은 쌍방 대리를 사전에 동의받았다고 주장했 으나 이에 관련한 어떠한 증거도 내놓 지 못했고 명백한 법률 행위를 자문 행위라 억지 주장을 펼쳤다”고 항변 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내용을 재판 부가 충분히 받아들이지 않은 것 같 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피고의 권리 보장을 위해 즉시 항소할 계획 이다”고 밝혔다.

투자은행(IB)업계는 한국의 한 중견 기업 오너가 매각 계약을 체결하고도 단순 변심 등으로 이를 이행하지 않은 이같은 사례가 다신 반복되지 않도록 법원이 한앤코의 손을 들어준 것에 안도하는 분위기다. 국내 M&A 시장은 PEF 운용사를 주축으로 빠르게 성장 하고 있으며 최근 들어 글로벌 투자자 들은 아시아 중에서도 한국 시장을 가 장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오너 리 스크가 한국의 M&A 시장의 성장을 가로막아선 안 된다는데 한 목소리다.

IB업계 관계자는 “해외 투자자들의 한국 기업 투자에 대한 관심이 급증 하는 상황에 이런 오너 리스크가 기 업가치를 하락시키는 사례가 반복되 선 안 된다”며 “한앤코가 빠른 인수 종결을 통해 남양유업의 경영정상화 에 나서야한다”고 밝혔다.

문제는 불가리스 사태에 이어 노쇼 사태까지 남양유업의 브랜드 이미지 와 기업가치가 하락했다는 점이다. 남양유업은 지난 2019년 3분기부 터 올해 2분기까지 12분기 연속 영업 적자를 기록했다. 2020년 500억원에 이르던 순손실은 지난해 591억원으 로 불어나는 등 손실 또한 커지고 있 다. 남양유업을 둘러싼 잇단 잡음으 로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이 지속된 영향이 크다.

결국 홍 회장이 지난해 3월 대국민 사과를 통해 경영일선에서 물러난다 던 약속을 지키고 한앤코에 지분 매각 을 완료, 한앤코가 남양유업의 턴어 라운드에 집중하는 것이 회사의 돌파 구라는 지적이다.

김성미·신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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