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역 사건’ 피해자 유족 측
민고은 변호사, 20일 기자회견
“전주환, 반성 없이 변명만 가득”
“명예훼손·정치적이용 말아달라”
“피해자, 보복 않도록 엄벌 요구”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전주환(31·구속)에게 스토킹 살인을 당한 20대 여성 역무원 A씨의 유족 측이 기자회견을 열고 취재경쟁 자제와 함께 정치적 담론에 이번 사건을 이용하지 말아줄 것을 요청했다.
피해자 유족 측 법률대리인인 민고은 변호사는 20일 오후 A씨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장례식장 1층 현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민 변호사는 “출처를 명확히 밝힐 수 없는 사실에 대해 보도를 하지 말아 달라. 기존의 공개된 사실들이 수사권 등 정치적 담론의 근거가 되도록 해석하지 말아 달라”고 강조했다.
민 변호사는 사건의 본질은 A씨가 전주환에게 2년 동안 스토킹 피해를 입었고 결국 살인으로 이어졌다는 점이라고 했다. 그는 “이 같은 본질 외 부차적인 것들은 취재 기회가 있더라도 취재와 보도를 하지 말아 달라”고 했다.
이어 “법원에 재판 비공개, 방청 금지 신청, 판결문 비공개 신청을 했다. 이것이 받아들여진다면 공식적으로 범죄 사실에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 변호사는 “피해자는 범죄 피해 속에서도 고소, 탄원서 작성, 변호사 선임 전 경찰과 소통에 적극적이었다"며 "누구보다 강하고 용감한 분이셨다”고 강조했다.
민 변호사는 전주환이 스토킹처벌법 위반 및 성폭력처벌법(카메라 등 이용촬영·촬영물 등 이용협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을 받아온 과정에서 “반성하는 척도 보이지 않았다”고 기억했다.
민 변호사는 전주환의 반성문에는 변명이 가득했다면서 피해자 또한 진심 어린 반성을 느끼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주환은 첫번째 공판기일에도 늦게 출석했고 범행 이유를 묻는 판사의 질문에도 힘들어서 술을 마셔 그랬다고 답을 했다”며 “저에게 사과 편지를 전달하고 싶다고 이야기했을 뿐 선고기일이 다가올 때까지 제게 온 다른 연락은 아무것도 없었다”고 말했다.
민 변호사는 수사기관과 법원에 대한 계속 되는 지적에 대해선 말을 아끼면서도 “사건 진행 시 수사기관과 법원이 피해자보호에 소극적인 태도를 취했고 그 과정에서 피해자 변호사로서 큰 한계를 느낀 것은 맞다”고 말했다.
실제 신당역 사건 발생 후 수사기관과 법원의 대처는 계속해서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 지난해 10월 성폭법 위반 혐의로 전주환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됐으나 법원이 기각한 점, 올해 A씨의 스토킹 신고와 두 차례 고소에도 경찰의 영장이 미신청된 점 등을 피해자 보호 조치가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민 변호사에 따르면 A씨는 마지막 공판기일에 전주환이 절대로 보복할 수 없도록 엄중한 처벌을 요청했다. A씨는 자신이 쓴 마지막 탄원서에 “누구보다 이 사건에서 벗어나고 싶은 제가, 합의없이 오늘까지 버틴 것은 판사님께서 엄중한 처벌을 내려주실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기 때문”이라고 작성했다.
앞서 A씨는 지난 14일 밤 서울 중구 지하철 2호선 신당역 여자화장실을 순환하며 근무하던 도중 전주환에게 살해당했다. 범행이 일어난 날은 A씨를 스토킹한 혐의 등으로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던 전주환이 1심 선고를 하루 앞둔 날이었다.
경찰은 전주환을 21일 오전 검찰로 송치할 계획이다. 조사 단계에서 전주환의 계획범죄 정황이 드러남에 따라, 경찰은 보복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경찰은 송치 시 전주환의 얼굴을 모두 공개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지난 19일 서울경찰청이 개최한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에서 심의위원 7인의 만장일치로 피의자 전주환의 실명과 사진의 공개가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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