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넷플릭스 예능에 유재석·이광수? 이미 디즈니플러스에서 나왔는데…”
넷플릭스가 올 하반기 오리지널 예능 라인업을 강화하겠다 예고한 가운데, 디즈니플러스의 ‘선수’에 빨간불이 켜졌다. 방송인 유재석과 배우 이광수를 앞세운 예능을 공개할 예정이었는데, 디즈니에서 이 두 사람이 출연하는 예능을 먼저 공개한 것이다. 그간 예능에서는 유독 약세를 보였던 넷플릭스의 고심이 깊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자사 오리지널 예능 ‘코리아 넘버원’ 공개 시기를 조율 중이다. ‘코리아 넘버원’은 유재석, 이광수, 배구선수 김연경이 한국의 장인들을 찾아가 전통 노동을 체험하고 그날의 넘버원이 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이다.
넷플릭스는 지난 7월 진행한 한국 예능 상견례에서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예능 콘텐츠를 선보이겠다고 공언했다. 한두달에 하나씩 오리지널 예능을 공개하겠다며, ‘코리아 넘버원’, ‘솔로지옥2’를 킬러 콘텐츠로 꼽았다. 당시 유기환 넷플릭스 콘텐츠 매니저는 ‘코리아 넘버원’에 대해 “7월에 촬영했는데, 아주 빠른 시간 내에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제작진과도 협의해 제작 기간을 최대한 단축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앞으로도 빨리 선보일 수 있는 프로그램, 길이가 짧은 콘텐츠도 시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뜻밖의 난관에 부딪혔다. 8일 디즈니플러스에서 유재석, 이광수, 권유리 출연의 오리지널 예능 ‘더 존:버텨야 산다’를 공개한 것이다. 주요 출연진 3명 중 2명이 겹친다. 비슷한 시기에 공개가 될 경우 시청자 입장에서는 기시감이 들 수밖에 없다.
넷플릭스는 그간 오리지널 예능에서 ‘쓴맛’을 봤다. 리얼리티 데이팅 프로그램 ‘솔로지옥’을 제외하면 이렇다할 히트작이 없다. 지난해 김태호PD의 첫 넷플릭스 작품으로 화제를 모았던 ‘먹보와 털보’도 표절 논란과 함께 찻잔 속 태풍으로 그쳤다.
유재석은 넷플릭스의 첫 한국 오리지널 예능 ‘범인은 바로 너’ 시리즈를 함께 했다. 시즌3까지 제작됐음에도, 글로벌 흥행몰이에는 실패했다. 다시 한번 ‘국민MC’ 유재석으로 반전을 꾀한단 전략이지만, 이미 다른 OTT 플랫폼에서 선수를 친만큼 효과는 미지수다. 넷플릭스는 연내 ‘테이크 원’, ‘피지컬: 100’ 등 다양한 장르의 예능을 공개한다. 국내 첫 오리지널 음악 예능인 ‘테이크 원’은 조수미·임재범·유희열·박정현 등 뮤지션들이 ‘죽기 전, 단 한 번의 무대만 남길 수 있다면’이라는 질문의 답변 무대를 꾸미는 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