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가뭄 속 매매수급지수 하락 추세 계속 

서울·수도권, 3년1개월여만에 최저치 찍어

매주 낙폭 더 커지는 수도권 아파트·전셋값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아파트 시장에서 ‘집을 사겠다’는 사람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최근 금리 인상과 환율 급등, 주가 하락 등 금융시장 불안과 경기 침체 우려 속에 매수심리가 더욱 얼어붙는 모습이다.

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8월 다섯째 주(29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1.8로, 올해 5월 2일 조사(91.1) 이후 17주 연속 하락했다. 단순 수치만 보면 2019년 7월 1일(80.3) 이후 3년2개월 만에 최저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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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

매매수급지수는 기준선(100)보다 낮으면 낮을수록 시장에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울 5대 권역의 지수는 일제히 전주보다 더 하락했다.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하던 동남권(강남4구)도 88.7을 나타내며 90 아래 머물렀다. 영등포·양천구 등이 속한 서남권은 87.3, 용산·종로구 등이 포함된 도심권은 77.2, 은평·서대문·마포구가 있는 서북권은 75.7, 노원·도봉·강북구 등의 동북권은 74.9를 각각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간헐적으로 급매 위주의 거래만 이뤄지는 상황이다. 국토교통부의 주택 매매거래량 통계를 보면 7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전월보다 49.0% 감소한 1028건으로 간신히 1000건을 넘어섰다. 올 들어 7월까지 누적 거래량은 1만959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67.8% 감소한 상태다.

서울뿐 아니라 경기(85.2→84.8)와 인천(83.8→83.3)에서도 매매수급지수 하락 추세가 뚜렷했다. 이에 따라 수도권 전체 수급지수는 지난주(84.3)보다 0.6포인트 하락한 83.7을 기록했다. 이 역시 2019년 7월 1일(83.7)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도 87.2로 15주 연속 하락했다.

전세시장에서도 수요가 뚝 끊겼다. 이번 주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87.6으로 지난주(88.7)보다 더 내렸다. 2019년 7월 22일(85.8) 이후 3년 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수도권의 전세수급지수도 전주(87.6)보다 내려간 86.9을 나타냈다. 금리 인상으로 월세 선호현상이 짙어진 데다 대출 이자 부담에 집을 넓혀가거나 학군이 좋은 곳으로 이동하는 수요마저 감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번 주 수도권 아파트 매매·전세가격은 각각 0.20% 하락했다. 매맷값은 2012년 9월 10일 조사(-0.22%) 이후 약 1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고, 전셋값은 부동산원이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12년 5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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