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아파트 5만4620가구 분양 예정
2015년 이후 동월 기준 가장 많은 물량
지방서만 3만4508가구…수도권의 1.7배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다음달 전국에서 아파트 5만5000여가구가 공급된다. 특히 지방에서는 2000년 이래 가장 많은 약 3만5000가구가 쏟아질 전망이다. 지난해 말부터 미분양이 적체되고 있는 지방으로 물량이 집중되면서 분양시장 장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31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다음달 전국 63곳에서 총 5만4620가구(임대 포함)의 아파트가 분양할 계획이다. 9월 기준으로 2015년(5만7338가구) 이후 가장 많은 물량이다. 수도권에서는 2만112가구가 풀리고 지방에서는 그보다 1.7배 많은 3만4508가구가 공급된다. 지방 물량은 부동산R114가 조사를 시작한 2000년 이래 최다 수준이다.
다음달 분양 큰 장이 서는 것은 이달 분양을 계획했던 단지의 일정이 지연된 영향이 크다고 부동산R114는 분석했다. 실제 이달 초 조사 당시 8월 분양계획 물량은 총 5만6394가구였지만 실적은 3만8628가구로 계획 대비 68% 수준에 그쳤다. 특히 지방에선 계획(3만6113가구) 대비 실적(1만9728가구)의 감소 폭이 컸다. 대구, 경북 등 미분양이 쌓인 지역을 중심으로 분양 일정이 조정됐다.
분양 일정 연기로 다음달 계획 물량이 크게 늘었지만 이들이 전부 실적으로 연결될지는 미지수다. 미분양 우려나 분양가 협의 문제 외에도 9월 추석 연휴와 규제지역 추가 해제 이슈가 있어 일정이 재차 조정될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다.
지역별로 보면 경기 물량이 1만2450가구로 가장 많다. 의왕시 내손동 인덕원자이SK뷰(2633가구), 평택시 장당동 평택석정공원화성파크드림(1296가구), 구리시 인창동 구리역롯데캐슬시그니처(1180가구), 파주시 탄현면 e편한세상헤이리(1057가구) 등에서 1000가구 이상이 풀린다.
인천은 총 7483가구가 분양된다. 서울에선 정비사업 분양이 줄줄이 지연되고 있어 송파구 가락동 가락현대5차소규모재건축(더샵) 179가구만 공급될 전망이다.
지방에서는 충남이 8267가구로 가장 많고 ▷경북 6833가구 ▷경남 4852가구 ▷대전 2607가구 ▷부산 2572가구 ▷충북 2148가구 순이다. 1000가구 이상 대단지로는 경북 구미시 산동읍 구미하이테크밸리대광로제비앙(2740가구), 경북 포항시 대잠동 힐스테이트더샵상생공원(2670가구), 부산 부산진구 양정동 양정자이더샵SK뷰(2276가구) 등이 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다음달 분양물량은 풍성하지만 과반 이상이 미분양 우려가 있는 지방에서 공급될 예정이다. 침체된 지방 주택시장의 여건을 감안하면 청약시장의 주춤한 흐름은 계속될 전망”이라며 “경기 불확실성,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부담 확대, 분양가 상승, 낮아진 시세 차익 기대감 등이 맞물리면서 관망세와 함께 청약 당첨자의 이탈 사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