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나노 적용된 기술력 9월에 선보일듯
애플 M2 칩에 첫 적용 가능성↑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애플이 자체 설계한 ‘컴퓨터 두뇌’인 M2 프로 칩에 대만 TSMC의 3나노미터(㎚·1나노미터는 10억 분의 1m) 공정이 처음 적용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삼성이 세계 최초로 선점한 3나노 공정 기술력을 견제하려는 TSMC의 경영 행보가 한층 더 빨라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1일 외신 등에 따르면 TSMC는 3나노(N3) 공정 기술에 대한 연구 ·시험 생산을 마치고 9월부터 본격적인 양산에 나설 예정이다. TSMC의 3나노 공정은 기존 5나노 공정 전환 때보다 초기 수율(제조품 중 정상품의 비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 M2 프로 칩이 TSMC의 3나노 공정을 적용한 최초의 칩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M2 프로 칩은 올해 말 출시될 예정이다. 지난 6월 블룸버그 통신은 애플이 M2 프로 칩을 향후 14·16인치 맥북 프로와 고급형 맥 미니에 채택할 예정이며, 이 제품이 올해 말이나 내년 상반기에 나올 수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또, 내년에 출시되는 아이폰15 프로용 A17 바이오닉 칩과 향후 맥북 에어, 13인치 맥북 프로에 들어가는 M3 칩도 TSMC의 3나노 공정 기반으로 생산될 예정인 것으로 전해진다.
TSMC의 3나노 반도체는 5나노 반도체에 비해 성능은 10~15% 향상되고, 소비 전력은 25~30%가량 절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TSMC는 내년에는 인텔, 슈퍼 마이크로, 미디어텍, 퀄컴, 브로드컴 등에도 3나노 공정 칩을 공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TSMC가 3나노 기술 도입에 속도를 올려 삼성전자의 ‘기술 프리미엄’ 입지를 빼앗으려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삼성은 지난 6월 30일 3나노 파운드리 공정의 고성능 컴퓨팅(HPC)용 시스템 반도체를 초도 생산했고, 모바일 SoC(시스템온칩)등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대만 내에서는 삼성의 이같은 기술력 선점에 민감하게 대응하는 분위기다. 최근 대만의 디지타임스는 지난 6월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게이트올어라운드(GAA)기반 3나노미터) 공정 초도양산을 선언했으며 수율이 상승한 4나노 생산을 늘린 것으로 알려졌지만, 주요 고객사들의 관심과 업계 평가는 기대에 못 미친다고 보도했다.
또 미국이 3나노 이상 반도체 칩 생산 전자설계자동화(EDA) 소프트웨어 규제를 도입하면서 삼성전자가 자사 주문 외에 중국 고객사로부터의 주문을 받을 방법이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고객사 중 퀄컴만 리스크 분산 차원에서 삼성전자와 TSMC 두 회사 모두에 주문을 줄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는 “실제 TSMC의 양산이 구체화되는 시점이 돼야, 삼성과의 손익계산서를 따져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