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인사 잇따라 M&A관련 인재들 영입 지속

업계, 시스템 반도체 1위 위한 빅딜 필요성 지속적 제기

M&A 인재에 힘준 삼성…이재용 복권 후 반도체기업 본격 인수? [비즈360]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모습[삼성전자 제공]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8·15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되면서 미뤄뒀던 대규모 인수합병(M&A) 등 미래 투자에 속도가 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삼성은 이 부회장이 2017년 이후 지속적으로 사법 리스크를 겪으면서 미국의 전장업체 하만 인수 이후 6년 동안 대규모 M&A를 시도하지 못했다. 125조원 이상의 현금을 쌓아두고 최근 잇따라 M&A 인재를 영입해온 삼성이 반도체 등 ‘빅딜’ 속도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속적으로 M&A를 위한 인재영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말 삼성의 인사·전략 등 전반적인 업무를 총괄하는 정현호 삼성전자 사업지원TF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한 이후 M&A 전문가인 임병일 부사장이 삼성증권에서 삼성전자 사업지원 TF로 이동했다. 이어 하만 인수의 주역으로 평가되는 안중호 전 부사장도 사장으로 승진하며 삼성글로벌리서치 미래산업연구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삼성전자는 최근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산하 반도체혁신센터장에 마코 치사리 부사장 영입을 영입했다. 마코 치사리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메릴 린치에서 상무이사 겸 글로벌 반도체투자부문장으로 일한 바 있다. 메릴린치에서 ▷인피니언의 사이프러스 인수(100억 달러 규모) ▷AMS의 오스람 인수(46억 달러 규모) ▷마벨의 아콴티아·아베라 인수 등 여러 M&A 거래를 성사시켰다.

M&A 인재에 힘준 삼성…이재용 복권 후 반도체기업 본격 인수? [비즈360]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사진[삼성전자 제공]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산하 신사업 TF장으로는 정성택 부사장이 영입됐다. 정 부사장은 서울대 전기전자공학과를 수석 졸업 후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석·박사 과정을 마쳤다. 이후 퀄컴, 도이치텔레콤, 맥킨지앤드컴퍼니 등 유명 정보기술(IT)회사와 컨설팅 업체를 거치며 경력을 쌓았다. 최근에는 미국 실리콘밸리 IT 스타트업 ‘모보탭’에서 총괄사장을 역임한 바 있다.

DX부문장인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속적으로 대형 M&A 가능성 언급하며 업계의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 올 1월에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인 ‘CES 2022’에서 한 부회장은 “여러 사업 분야에서 (M&A를) 검토 중이며 조만간 좋은 소식이 나올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지난 5월 제32회 삼성호암상 시상식 만찬 행사 뒤 취재진과 만나선 ‘M&A가 진행 중으로 보면 되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보면 된다”고 답했다.

이에 이재용 부회장이 최근 복권되면서 영입된 인재를 바탕으로 한 대규모 M&A가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고 관측이 나온다. 메모리와 파운드리(반도체 칩 위탁생산) 등 반도체 부문과 관련된 굵직한 M&A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삼성은 2016년 11월 하만 인수 당시 80억달러(약 9조3000억원)를 투자, 인포테인먼트·텔레매틱스 등 사업과 관련된 전장사업 분야를 강화한 바 있다. 그런데 2017년 이후 진행된 M&A를 보면 인공지능(2017년 플런티, 2019년 푸디언트), 네트워크(2018년 지랩스, 2020년 텔레월드 솔루션즈), 증강현실(AR) 등의 사업으로 기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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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1위 파운드리인 TSMC를 추격하기 위한 시스템 반도체 부문의 기술력 확보가 지속될 필요가 높다는 진단이다. 특히 이 부회장이 2019년 4월 ‘시스템 반도체 비전 2030’을 내놓으며 “메모리 반도체에 이어 시스템 반도체에서도 확실히 1등을 하겠다”고 선언한 점도 향후 M&A 방향을 시사하고 있다.

현금 실탄도 충분하다. 올해 2분기말 기준 삼성전자의 현금자산은 125조3500억원 규모다. 차입금을 제외한 순현금만 107조9100억원이다. 빚을 다 갚고도 100조원 넘는 돈을 자유롭게 쓸수 있단 얘기다. 지난해 2분기말 94조37000억원이었던 순현금 규모는 불과 1년만에 13조5400억원 가량 증가했다.

업계에선 차량용 반도체 회사에 대한 인수 가능성 필요성을 제기한다. 하만의 전장사업과 연계되는데다, 자동차용 반도체 시장에 대한 전망이 밝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매출이 지난해 500억달러(약 59조8000억원)에서 2025년 840억달러(약 100조4000억원)로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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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반도체 제조라인 내 모습[삼성전자 제공]

자동차용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과 전력반도체(PMIC)를 만드는 인피니언이나 NXP 등이 삼성의 인수후보로 꼽힌다. 네덜란드의 NXP는 M&A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회사다. 독일 인피니언은 2020년 기준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시장 점유율(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 자료 기준) 13.2%로 세계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네덜란드 NXP, 독일 인피니언, 일본 르네사스, 스위스 ST마이크로, 미국 텍사스인스트루먼트 등 글로벌 5대 업체가 위치한 이 시장엔 절대적인 지배력을 가진 기업이 없다는 점도 매물 매력을 높인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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