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골뱅이처럼 생겼는데 200달러(약 25만원)라고? 흙에 떨어뜨렸다가는 못 찾는다.”
애플이 미국 할리우드 스타 킴 카다시안(Kim Kardashian)과 협업해 제작한 신작 ‘골뱅이 이어폰’의 출시를 예고하면서 벌써 독특한 디자인과 색상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흙색인 탓에 모래밭에서 떨어뜨리면 잃어버리기 십상이다” “킴 카다시안이 만드는 보정속옷에서 뽑아낸 색깔 같다”는 조롱 섞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애플은 자회사 비츠(Beats)의 무선이어폰 ‘비츠 핏 프로(Beat Fit Pro)’에 기존에 없던 새로운 색상을 입혀 오는 16일 내놓을 예정이다. ‘비츠 핏 프로’는 애플의 기존 무선이어폰인 에어팟(Airpods)과는 별개의 라인업이다. 앞서 애플은 2014년 30억달러를 들여 헤드폰 제조사 비츠를 인수한 바 있다.
해외 IT전문매체들은 일제히 이번 신형 비츠핏프로의 독특한 색상 라인업에 주목하고 있다. 통상 무선이어폰에 단골로 쓰이던 블랙이나 화이트에서 벗어나 살구색, 모래색, 황토색을 연상시키는 색상을 채택했기 때문이다. 해당 이어폰의 가격은 약 200달러 수준이다.
미국 IT매체 나인투파이브맥(9to5mac)에 따르면 이번 색상 디자인에 참여한 킴 카다시안은 “이어폰이 눈에 띄도록 컬러풀해야 한다는 생각을 깨뜨리고 싶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애플의 서비스담당 수석부사장인 에디 큐(Eddy Cue)는 이번 협업에 대해 “킴은 처음으로 비츠핏프로에 자신의 시그니처 스타일을 도입했다”고 치켜세우며 “음악팬과 패션마니아들에게 완전히 새로운 색상의 이어폰을 제공하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애플의 ‘컬러마케팅’이 대중적인 인기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무선이어폰 구매 시 색상은 스마트폰만큼 중요하게 작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마침 삼성전자는 11일 그라파이트, 화이트, 보라퍼플 등 세 가지 색상의 무선이어폰 ‘갤럭시버즈2 프로’를 선보였다. 기존 색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IT매체 테크크런치(Techcrunch)는 킴 카다시안이 자신이 운영하는 브랜드의 속옷을 입고 무선이어폰을 들고 있는 홍보사진을 찍은 것에 대해 “애플이 킴 카다시안과의 컬래버레이션을 발표했지만 보이는 건 보정속옷뿐”이라고 평가절하했다.
또 다른 애플 전문매체 맥루머스(MacRumors)에서도 비판적인 평가가 눈에 띄었다. 한 네티즌은 “자갈과 흙이 깔린 곳에서 떨어지면 (위장색 효과 때문에) 찾기 어렵다. 200달러짜리 이어폰을 잃는 건 안타까운 일”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