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정부 반도체 정책 전반적 긍정 평가
“방향엔 공감...빠른 실행 위해 속도내야”
인재양성 위한 추가 우수교원 증원 절실
반도체 생태계구축 상생팹 등 보완 필요
정부가 21일 내놓은 용적률 규제완화와 세제지원 등 반도체 정책에 대해 업계에선 전반적으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다만 반도체 투자 확대 방안에 대한 조속한 집행 결정, 인재 양성을 위한 추가 교원 확보, 파운드리(반도체 칩 위탁생산) 생태계 구축을 위한 실효성 있는 정책 보완 등은 향후 과제로 꼽힌다.
21일 한 파운드리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투자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정부가 용적률 규제를 완화하고 세제 지원 등의 조치를 취한 것은 환영할 만하다”며 “다만 이에 대한 조속한 실행이 가능해지도록 정부에서 속도를 더 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방향엔 충분히 공감한다”며 “이제 중요한 것은 이행을 얼마나 할 수 있느냐의 문제”라고 평가했다.
정부는 이날 용수·전력 등 인프라 국비를 지원하고 반도체 단지에서 용적률을 최대 1.4배로 높여 클린룸 개수를 늘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가 위치한 평택 캠퍼스는 6개, SK하이닉스의 공장이 들어설 용인클러스터에는 3개의 추가적인 클린룸 설치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대기업의 설비투자와 관련해 8%~12% 수준의 세제지원 확대가 유력하다는 의견도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반도체 인재 양성을 위한 정책과 관련해선, 학생들을 가르치는 우수 교원 추가 확보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의견이 나왔다. 정부는 업계가 주도하는 ‘반도체 아카데미’를 연내 설립하고, 우수 석박사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한국형 SRC 운영’에 나서기로 한 상태다. 그러나 이에 따라 늘어나는 학생들을 지도할 만한 현장 실무 중심의 추가 교원 확보 대책은 아직 미진하단 평가다.
반도체 파운드리 생태계와 관련해 실효성 있는 추가 보완 대책의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일부 정책이 과거 정책을 반복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데다, 기업들의 참여 인센티브를 불분명하게 제시했단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이날 글로벌 잠재력을 보유한 유망 팹리스 30개사를 ‘스타팹리스’로 선정해 키운다는 계획을 발표한 것을 두고, 한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 업계 관계자는 “10여 년전에도 스타팹리스를 육성한다는 정부 정책이 있었으나 동력을 마련하지 못해 결국 거의 답보상태에 머물렀다”고 말했다. 실제로 2011년 당시 지식경제부는 ‘스타팹리스 10 프로젝트’라는 육성방안을 내놓은 적이 있으나, 지난해 기준으로 한국의 글로벌 팹리스 점유율은 1% 미만(IC 인사이츠 자료 기준)으로 성장세가 멈췄다.
정부가 팹리스, 파운드리, 반도체 수요기업과의 공동투자를 통한 ‘상생팹’ 구축을 구상한다고 한 점에 대해서도 보완이 필요하단 지적이 따른다. 수요기업, 팹리스, 파운드리 순으로 이어지는 생태계를 유기적으로 구축하려면 각 단계 기업이 대만·미국·중국이 아닌 한국기업과 파트너를 맺을 이유가 나타나야 하는데 이런 점이 드러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한 팹리스 업계 관계자는 “파운드리의 경우 다양한 반도체 제조 공정이 필요한데, 정부 주도로 팹을 만들 경우 이런 공정 다양성이 제대로 반영이 안 돼 팹이 정상 구현되지 않을 수 있다”며 “중소업체들을 단순히 모아놓는다고 바로 될 성격의 문제가 아니고, 기업 입장에서 해당 팹에 참여할 인센티브가 분명히 나타나야 한다”고 평가했다.
‘첨단 후공정 협의체’ 발족과 관련해서도 비판적인 의견이 제기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첨단 후공정 논의가 가능하려면 산업상 이와 관련된 팹리스 기업 수요가 있어야 한다”며 “이런 정책 방향성이 좀 더 민간 기업들에게 전달돼야 시장 호응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헌 기자
raw@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