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사회통념상 허용범위 넘어”

성폭행 피해를 입었다며 병원비 등 명목으로 금전을 요구한 프로골퍼가 항소심에서도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부(부장 박노수)는 공갈미수 혐의로 기소된 A씨의 항소심에서 벌금 100만원을 선고다. 재판부는 “A씨는 피해자(B씨)가 준강간한 사실이 없음에도 자신의 요구에 따르지 않을 경우 집이나 회사에 사건이 알려질 수 있고, 고소를 취소하지 않아 처벌을 받을 수 있음을 고지했다”며 “해악을 고지한 것으로 봄이 충분하고, 당시 범행 상태 문자메시지 내용과 전후 상황 등을 보면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정도를 넘어섰다”고 판단했다. 또 “정당행위 요건을 갖춘 행위로 평가하기 어렵다”고도 지적했다.

A씨는 B씨에게 병원 진료비 200만원 등 금전 요구 문자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보내 재판에 넘겨졌다. B씨가 합의금 500만원을 보냈지만 A씨의 요구는 계속됐다. 2019년 12월께 B씨를 성폭행으로 고소하겠다며 ‘변호사를 선임하고 지금 병원에 다니고 있으니 200만원을 입금하라’, ‘당신 자녀가 있는 것을 고려해 (고소를) 참고 있다’, ‘집으로 고소장 날아갈겁니다’ 등 취지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B씨가 자신의 요구에 응하지 않자 준강간 혐의로 고소했고, 검찰은 무혐의 처분했다. B씨는 이 사건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

검찰은 이를 토대로 A씨가 B씨를 협박해 돈을 받아내려 했다고 보고 공갈미수 혐의로 기소했다. 1심은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B씨의 성폭행으로 인해 병원 진료를 받았다는 취지로 진료비 영수증을 보냈으나, 이 사건과 전혀 상관없는 것 이었다”며 “B씨가 무혐의 처분을 받은 점 등을 고려하면 A씨의 행위는 해악의 고지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A씨는 문자메시지가 정당한 권리 실현의 수단이라고 항변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유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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