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압수수색 등 본격 수사 돌입

첩보보고서 삭제지시 있었나

‘월북’ 관련 최우선 확인 작업

북송어민 ‘귀순의사’ 인정 관건

대통령실 ‘정당한 절차’에 초점

대변인 “강제북송은 반인도적”

전직 국가정보원장 2명의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고발장 접수 일주일만에 압수수색으로 자료를 확보했다. 서해 피격 공무원 사건의 경우 첩보 삭제 지시 및 실행 여부를 둘러싼 사실관계가, 탈북어민 강제북송 사건은 법리 판단이 향후 수사의 쟁점이 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부장 이희동)와 공공수사3부(부장 이준범)는 14일 국정원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집행으로 확보한 압수물 분석에 착수했다. 전날 검찰은 협조 요청을 통해 국정원으로부터 건네받는 방식으로 수사 자료를 확보했다. 국정원 서버에 담긴 기록이 주요 압수 대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일 박지원·서훈 전 원장에 대한 각각의 고발장을 접수한 후 일주일 만에 강제수사에 나선 셈이다.

박 전 원장이 고발된 서해 피격 공무원 사건 수사를 맡고 있는 공공수사1부는 이번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자료를 통해 실제 첩보 보고서 삭제 지시가 있었는지 우선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은 박 전 원장이 2020년 9월 북한군에 피살된 공무원 이대준 씨 사망 관련 첩보 보고서 등을 무단 삭제하는 데 관여했다고 보고 국가정보원법상 직권남용, 공용전자기록 등 손상 혐의로 고발했다. 사안 자체가 복잡한 것은 아니어서 실제 삭제됐는지, 박 전 원장의 삭제 지시가 있었는지 여부를 확인하면 검찰로선 박 전 원장 혐의 구성과 청와대 윗선 관여 여부에 대한 수사 확대가 수월해질 수 있다. 이씨가 월북한 것으로 결론내기 위해 사실을 왜곡하기 위한 작업이 있었다면 정부 차원의 조작이 확인되는 셈이기 때문이다.

박 전 원장이 혐의 사실 자체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는 점도 당시 사실관계를 우선 밝혀내야 할 이유가 된다. 박 전 원장은 국정원이 자신을 고발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직후부터 페이스북과 방송 출연 등을 통해 ‘삭제 지시 사실 자체가 없다’는 취지로 일관되게 부인하고 있다. 삭제를 하더라도 메인 서버에 남는데 삭제 지시를 했겠냐는 것이 박 전 원장의 주장이다.

공공수사3부가 수사하는 탈북어민 강제북송 사건의 경우 사실관계 자체보단 법리 판단이 수사의 주요 쟁점이다. 정부가 북송한 어민 2명의 귀순 의사를 인정할 것인지 여부가 관건인 사안이기 때문이다.

문재인정부 시절 통일부는 2019년 11월 사건 발생 당시 이들이 살인 등 중대한 비정치적 범죄를 저질러 북한이탈주민법상 보호 대상이 아니고, 사회로 편입되면 국민 생명과 안전에 위협이 되기 때문에 북송했다고 밝혔다. 선원인 이들 2명이 동료 16명을 살해한 흉악범이기 때문에 북송했다는 설명이었다. 북한이탈주민법은 대한민국의 보호를 받으려는 의사를 표시한 북한이탈주민의 귀순과 사회 정착 등에 대해 규정하는데, 이 법 9조는 살인 등 중대한 비정치적 범죄자에 대해 보호 결정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윤석열정부는 지난 정부와 달리 이들에 대한 북송이 반인도적 조치였다고 강조한다. 강인선 대통령실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만약 귀순 의사를 밝혔음에도 강제로 북송했다면 이는 국제법과 헌법을 모두 위반한 반인도적·반인륜적 범죄행위”라고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그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가보다 대한민국으로 넘어와서 귀순 의사를 밝혔으면 밟아야 할 정당한 절차가 있는데, 그런 과정이 제대로 이뤄졌는지가 중요한 관심사”라고도 했다.

서훈 전 원장은 합동조사를 강제 조기 종료 시킨 혐의(국가정보원법상 직권남용, 허위공문서작성)로 고발됐는데, 당시 북송된 2명에 대한 합동조사는 3일 만에 마무리됐다. 선박 나포부터 북송까지 전체 과정은 5일이 걸렸다. 다만 대통령실이 나서서 탈북어민 북송 관련 입장을 내놓는 것을 두고선 검찰 수사에 가이드라인을 주는 것이어서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에 있는 것으로 알려진 서 전 원장은 고발된 이후 혐의 관련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안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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