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월 서울 아파트 30대 이하 구매비중 38.7%

“고물가, 금리인상, 집값 고점 우려 등 복합 작용”

생애최초 LTV 80% 완화하지만 매수세 확대 글쎄

주담대에 마통까지 끌어쓰던 2030 집 안산다…차갑게 식는 ‘영끌’ 러시 [부동산360]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의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최근 2년간 주택시장을 주도했던 2030세대의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매수 행렬이 올해 들어 한풀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이은 금리 인상으로 대출 의존도가 높은 젊은 층의 주택 매수심리가 위축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5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 7917건 가운데 30대 이하의 거래량은 3063건으로 38.7%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아직 6월 통계가 파악되지 않았으나 반기 기준으로 30대 이하 서울 아파트 매수비중이 30%대로 떨어진 건 2년 만이다.

30대 이하의 서울 아파트 거래 비중은 2020년 상반기 34.6%에서 하반기 40.2%로 증가하며 처음 40%를 돌파했다. 지난해에도 급격한 집값 상승세에 불안감을 느낀 2030세대의 ‘패닉바잉’(공황구매)이 이어지면서 상반기(41.4%)와 하반기(42.0%) 모두 40%대의 높은 구매비중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주택시장 관망세가 짙어졌고 상황은 달라졌다. 고물가와 금리 인상, 집값 고점 인식에 경기 침체 우려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젊은 층이 주택 매수를 미룬 것이다.

3월 대통령 선거 이후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반등 기미를 보였으나 정부가 부동산 규제 완화 속도 조절에 나서면서 매수세는 다시금 약해졌다. 실제 올해 1월(37.5%)과 2월(36.0%) 30%대로 주춤했던 30대 이하 매수비중은 3월과 4월 각각 40.7%, 42.3%로 다시 40% 선을 넘어섰으나 5월 들어 37.4%로 내려앉았다.

범위를 전국으로 넓혀도 젊은 층의 매수세는 줄었다. 전국 아파트의 30대 이하 매수 비중은 올해 5월까지 29.0%로 2020년 상반기(27.1%) 이후 처음으로 반기 기준 30% 미만으로 쪼그라들었다.

아파트뿐 아니라 다세대·연립·단독 주택을 포함한 전체 주택 매수 현황을 봐도 서울 기준 30대 이하 매수 비중은 올해 1~5월 30.2%로 지난해 하반기(32.5%)보다 2.3%포인트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이달부터 생애 최초 주택구매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80%까지 상향하기로 하면서 무주택 실수요자 비중이 높은 30대 이하의 주택구매가 다시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생애최초 구매자와 서민·실수요자들이 완화된 주택담보대출 요건을 적용 받아 중저가 아파트의 급매물 거래에 나설 수 있다”며 “8월 이후 갱신권이 만료된 임차수요 가운데 일부가 내 집 마련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가 총대출액 1억원을 넘는 차주로 확대된 데다 대출금리 인상으로 원리금 상환 부담이 만만치 않고 집값 상승 기대감이 낮은 상황이어서 매수세 확대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거래시장의 부진한 흐름이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우병탁 신한은행 WM컨설팅센터 부동산팀장은 “집값이 약세로 돌아선 데다 하반기에도 금리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대출 규제가 풀려도 2030세대의 매수세가 크게 늘어나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