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법무부 장관에게 의견표명

“명찰 없으면 가혹행위 피해 호소 어려워” 지적

“경찰도 신분증 제시 의무…달리 볼 이유 없어”

국가인권위원회. [헤럴드경제DB]
국가인권위원회.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국가인권위원회는 법무부 장관에게 “교정시설 기동순찰대원은 수용자들이 신원을 확인할 수 있도록 명찰을 다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표명했다고 29일 밝혔다.

앞서 인권위는 교도소 기동순찰대원(CRPT)들이 복장에 명찰을 달지 않아 신원을 확인할 수 없다는 교도소 수용자의 진정을 접수했다.

해당 교도소는 수용자의 도주, 난동, 싸움, 규율 위반 등에 대처하는 기동순찰대 업무 특성상 대원의 직급과 이름이 노출되면 수용자와 마찰을 빚을 소지가 크며, 다른 교정시설에서도 대원 근무복에 이름표를 부착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인권위는 “기동순찰대원의 이름표와 계급장을 부착하지 않은 것으로 인해 진정인에게 구체적인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며 인권위 조사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진정을 각하했다.

그러나 인권위는 2019년 법무부에 기동순찰대원 명찰 패용을 권고했으나 거부된 점, 성명 불상의 기동순찰대원에게 가혹행위를 당했다는 교정시설 수용자의 진정이 지속적으로 접수되는 점 등을 고려해 의견표명을 검토했다.

인권위는 “기동순찰대원이 명찰을 달지 않으면 수용자로서는 누구에게 어떠한 피해를 받았는지 구체적으로 피해사실을 호소하기가 어렵다”며 “교정시설 내에 위급하고 긴박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이를 제지하기 위해 기동순찰대원이 공권력을 사용할 수 있으나, 필요 최소한도의 범위를 넘을 경우 위법한 공권력 행사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경찰 등 공권력을 집행하는 공무원은 물리력 행사 등 기본권을 제한하는 행위를 할 때 의무적으로 신분을 나타내는 증표를 제시해야 한다는 점을 거론하며 “인권침해 가능성이 큰 공권력을 행사하는 경우, (명찰 패용이) 공무원의 책무성을 보장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의미가 크다”고 봤다.

인권위는 “보호장비와 무기를 사용해 수용자의 신체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는 교정시설 기동순찰대원도 물리적 공권력을 행사하는 다른 공무원과 달리 볼 이유가 없다”며 명찰을 다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공권력 집행의 정당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고 과도한 기본권 제한에 대한 우려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점, 교정시설 근무자 스스로 인권침해를 경계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다는 점도 의견표명 결정에 고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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