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처벌법 시행 후 첫 기소 사례
근로자들에 ‘직업성 질병’ 일으킨 혐의
檢, “사전 안전 조치한 대표는 불기소”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유해 물질이 나오는 세척제를 작업장에서 사용해 근로자들에게 ‘독성 간염’을 일으킨 업체 대표가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이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법) 위반을 적용해 기소한 첫 사례다.
창원지검 형사4부(부장 이승형)는 에어컨 부품 제조업체 대표 A(43)씨를 중대재해법상 산업재해치상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고 27일 밝혔다. 검찰은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 대표 B(65)씨를 산업안전보건법상 보건조치미이행 혐의로 불구속기소하고, 세척제 제조업체 대표 C(72)씨를 화학물질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고도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씨와 B씨는 지난해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자사 작업장에서 유해 물질이 포함된 세척제를 사용해 각 사 근로자 총 29명에게 ‘독성 간염’ 증상을 일으킨 혐의를 받는다. C씨는 세척제의 성분을 허위로 표기해 A씨와 B씨 회사에 제공한 혐의로 기소됐다.
독성 간염이란 약물이나 화학물질에 의해 발생하는 간 손상 질환이다. 검찰은 근로자들이 걸린 독성 간염을 ‘직업성 질병’으로 판단했다. 중대재해법은 동일한 원인으로 직업성 질병자가 1년 이내에 3명 이상 발생한 경우, 이를 중대산업재해로 규정한다. 직업성 질병자가 3명 이상일 시 사망자가 없어도 중대재해법 적용 대상이 된다.
검찰은 작업장에 국소배기장치 등 최소한의 안전조치도 하지 않은 A씨를 중대재해법 위반으로 판단했다. 다만 B씨는 작업장에 성능이 저하된 국소배기장치를 방치해 근로자들의 질병을 유발했지만, 유해·위험 요인 개선 절차를 마련하고 재해예방 필요 예산을 편성해 중대재해법 위반으로 볼 수 없다고 결론 냈다.
검찰 관계자는 “중대재해처벌법이 제정·시행된 이후 발생한 중대산업재해에 대해 처음 기소하는 사건”이라며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의무를 준수한 사실이 확인된 경영책임자에 대해선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에 대해 불기소함으로써 합리적이고 예측 가능한 형사법집행이 이뤄지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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