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37년 노포(老鋪)' 을지면옥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서울 세운상가 재정비 구역에 있는 을지면옥이 재개발 시행사에 건물을 넘겨줘야 한다고 법원이 결정했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25-2부(김문석 이상주 박형남 부장판사)는 세운지구 3-2구역 시행을 맡은 A 사가 을지면옥 측을 상대로 낸 부동산 명도 단행 가처분 신청을 일부 받아들여 "을지면옥이 A 사에 건물을 인도하라"고 이달 14일 명령했다.
재판부는 "을지면옥으로는 보상금 액수에 대한 불만 이외에는 달리 이 사건 사업을 반대할 특별한 이유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보상금 적정 여부는 별도로 다툴 수 있다"고 했다.
재판부는 "을지면옥의 인도 거부로 사업 진행이 지연되고 있어 A 사가 거액의 대출이자 등 상당한 손해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며 "본안 판결을 기다리면 A 사 등에 가혹한 부담을 주는 결과에 이를 것"이라고도 했다.
재판부의 이번 결정은 1심 판단을 뒤집은 것이다.
앞서 1심은 "(건물 인도 가처분이 집행되면)을지면옥은 본안소송에서 다툴 기회도 없이 현재 상태를 부정당하게 된다"며 A 사 측 신청을 기각했다.
을지면옥 측은 세운지구 관리처분 계획 인가 과정 중 편법·위법이 있어 무효며 손실보상도 완료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2심 재판부는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을지면옥 측은 법원 결정에 불복해 16일 가처분 이의를 제기하고 17일 강제집행 정지도 신청했다.
법정 다툼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을지면옥은 건물 인도 본안 소송에서도 1심에서 패소했지만 강제집행 정지가 받아들여져 항소심 선고 전까지 집행이 멈춘 상황이다.
평양냉면으로 유명한 을지면옥은 1985년 문을 열어 37년간 영업했다. 최근 별세한 방송인 송해 등이 단골 손님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이 있는 세운재정비촉진지구 3-2구역은 2017년 4월 사업시행인가를 받아 2019년부터 보상 절차와 철거 등 재개발 절차가 추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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