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중상·현대곡상까지 3관왕
선우예권 이어 연속 한국인 우승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피아니스트 임윤찬(18·한국예술종합학교)이 세계적 권위의 미국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이 콩쿠르의 60년 역사상 최연소 우승자다.
18일(현지시간) 제16회 반 클라이번 콩쿠르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미 텍사스주 포트워스에서 폐막한 콩쿠르 최종라운드에서 임윤찬은 5명의 경쟁자를 누르고 최고 점수를 받아 최종 우승자가 됐다.
뿐만 아니라 전 세계 클래식 팬 3만 명이 찬여한 인기투표를 통해 청중상도 받았고, 현대곡을 가장 잘 연주한 경연자에게 주는 비벌리스미스테일러 어워드까지 총 3관왕에 올랐다.
2위는 러시아의 안나 지니시네(31), 3위는 우크라이나의 드미트로 초니(28)가 차지했다.
임윤찬은 콩쿠르 1위 부상으로 상금 10만달러(약 1억3000만원)와 함께 음반녹음 및 3년간의 세계 전역의 매니지먼트 관리와 월드 투어 기회를 갖게 된다.
지난 14~18일 열린 결선 무대에서 임윤찬은 콩쿠르 심사위원장인 마린 앨솝의 지휘로 포트워스심포니오케스트라와 함께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3번 C단조와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3번 D단조를 연주했다. 결선 두 번째 곡인 지난 17일 라흐마니노프 협주곡 무대에선 “신들린 듯한 강렬한 연주”라는 평가와 관객들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2004년 2월생인 임윤찬은 반 클라이번 콩쿠르의 출전 제한 연령(만 18~31세) 범위에서도 만 18세에 걸리는 대회 역사상 최연소 참가자이자 우승자다.
역대 반 클라이번 최연소 우승자는 2009년 손열음이 2위를 했을 당시 공동우승자였던 중국의 장하오첸(당시 19세)과 1969년 우승자 크리스티나 오르티즈(19세)였다. 한국인 우승자로는 선우예권(15회)이 있다.
반 클라이번 콩쿠르는 냉전 시절이던 1958년 소련에서 열린 제1회 차이콥스키 국제콩쿠르에서 우승해 일약 ‘미국의 영웅’으로 떠오른 미국의 피아니스트 반 클라이번(1934~2013)을 기리는 대회다.
1962년 시작해 4년 주기로 열리는 이 대회에선 라두 루푸(1966년), 알렉세이 술타노프(1989년), 올가 케른(2001년) 등 거장들을 배출했다.
올해 대회에는 한국의 김홍기(30), 박진형(26), 신창용(28)도 예선을 통과해 준결선까지 올랐지만 임윤찬만 결선에 진출했다. 신창용은 레이먼드 E. 버크 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
일곱 살에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한 임윤찬은 중학교 과정인 예원학교를 2020년 수석으로 졸업, 지난해 한예종에 영재전형으로 입학했다. 현재 손민수 교수의 지도를 받고 있으며, 해외에 유학한 적이 없다. 임윤찬은 만 15세에 2019년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 최연소 우승으로 음악계에서 주목을 받았다.
반 클라이번 콩쿠르 웹방송 해설자인 미국의 피아니스트 엘리자베스로는 임윤찬의 결선 두 번째 연주(라흐마니노프 협주곡)가 끝나고 “정말 일생에 한 번 있는 연주였고, 이런 연주를 직접 볼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면서 “음악의 힘이 무엇인지 깨닫고 경쟁은 별 의미가 없다는 생각마저 든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임윤찬의 우승 소식에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축전을 통해 “임윤찬 님의 재능은 익히 알려졌지만 이번 우승으로 뛰어난 기량과 무한한 예술성을 전 세계에 입증했다”며 “대한민국의 품격과 매력을 전 세계에 전하는 젊은 음악가들의 도전에 감사와 격려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이어 “시대와 세대, 국경을 넘어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음악가로 성장하시기를 응원한다”고 덧붙였다.
shee@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