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델링 수요 늘자 건설사들은 ‘차별화 전략’

DL이앤씨, 안전성 검토 공략 신기술 개발

포스코건설은 층간소음 TF 통해 기술 집중

“리모델링 내가 제일 잘나가”…치열해지는 리모델링 기술 경쟁 [부동산360]
1기 신도시 중 최초로 리모델링 사업계획 승인이 난 분당 정자동 한솔주공5단지.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수도권을 중심으로 노후 단지들이 잇따라 재건축 대신 리모델링을 선택하면서 건설사들의 리모델링 기술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수직 증축을 위한 신기술을 개발하는 한편, 노후 아파트의 고질병인 층간소음 문제 해결을 위한 개술 개발에 집중하는 건설사도 나오는 등 리모델링 사업 투자 비중이 늘고 있다.

1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DL이앤씨는 리모델링 수직증축을 위한 ‘PT하중전이공법’을 개발해 특허를 출원하고 한국콘크리트학회에 기술인증을 신청했다. 기존의 수직증축 리모델링 단지들이 안전성 검토를 통과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자 신기술을 통해 안전성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수직증축 리모델링은 말뚝보강 문제로 안전성 검토를 통과하지 못하고, 사업 진행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실제로 2014년 관련법이 만들어진 이후 안전성 검토를 통과한 리모델링 단지는 단 한 곳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부터 안전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술개발에 착수해 최근 말뚝 보강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라며 “새로 개발한 기술은 수직증축 리모델링에서 소구경말뚝 보강을 최소화할 수 있고, 보강말뚝에 선재하가 필요하지 않다는 장점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국내 유일 수직증축 인허가 1호 단지인 송파동 ‘성지아파트’ 리모델링에 나선 포스코건설은 최근 층간소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 개발이 한창이다. 지난해 3월 석·박사급 전문인력 16명이 참여하는 ‘층간소음 해결 TF’를 신설한 포스코건설은 층간소음에 취약한 노후주택을 신축 공동주택 수준으로 층간소음을 저감하는 기술을 개발해 경쟁력 차별화에 나섰다.

리모델링 소비자 전용 모델하우스를 신설해 리모델링 견본 주택을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했고, 올해부터는 ‘1기 신도시 수주 추진반’을 신설해 리모델링 사업 영업력도 강화했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리모델링사업 특성상 시공사의 역량과 수행경험이 사업의 성공을 판가름하는 만큼 서울, 수도권 등을 중심으로 포스코건설만의 차별화된 역량을 선보이겠다”라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과거 리모델링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삼성물산과 GS건설 등도 지난해부터 리모델링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수주전에 집중하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리모델링 수주전은 기존 주민들을 설득하는 과정이 가장 중요한데, 단지 주민들이 원하는 문제 해결을 위해 공간 확대, 층간소음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한 기술 개발을 주로 강조하고 있다”라며 “결국 기술 차별화 전략이 영업으로 이어지는 셈”이라고 말했다.

건설사들의 리모델링 경쟁이 치열해진 것은 최근 재건축 대신 리모델링을 선택하는 노후 단지들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한국리모델링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전국에서 리모델링 조합이 설립된 단지는 모두 124곳이다. 지난해 단 72개 단지가 리모델링 조합을 설립했던 것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특히 수도권을 중심으로 재건축 규제를 피해 리모델링을 선택하는 단지들이 늘어나며 리모델링 수요는 크게 늘었다. 실제로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의 7개 아파트 단지 1973가구는 최근 통합 리모델링에 나섰는데, 일부 단지가 주민 동의율 67%를 확보하자 주요 건설사들이 일찌감치 수주전에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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